백련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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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이 넉넉해지는 백련사에서의 새해 맞이 힐링
글쓴이 : 김예림 날짜 : 2014-01-14 (화) 22:23 조회 : 1678
저번주 토요일, 일요일에 친구와 함께 백련사에 다녀오게 되었습니다. 친구가 자신의 버킷리스트(죽기전에 꼭 해야 할 것 리스트)에 '템플스테이'가 있는데, 혼자 가기는 외로울 것 같다고 저에게 같이 가지고 권유하였기 때문이지요. 처음에는 호기심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응했습니다. 특정 종교를 믿지 않기로 마음먹었던 것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108배나 염불을 할 때 거부감이 들것 같다는 걱정도 있었기 때문이었습니다.

백련사에 도착하는 길은 청평역까지 청춘열차가 있어서 어렵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역에서 백련사까지 셔틀버스도 있어 편안히 올 수 있었습니다. 절에 도착했을 때 첫 인상은, 정말 고즈넉하고 맑으면서도 뒤에 있는 든든해 보이는 산 덕문에 보호받는 느낌이 든다는 것이었습니다. 선관 스님께서 추운 날씨에도 문 밖까지 나오셔서 우리를 맞으셨습니다. 스님도 그렇지만 비구니 스님은 더더욱 처음 직접 뵙는 것이어서 저는 생소하기도 했지만, 제가 여자이기도 하고 선관 스님의 웃음이 넉넉하셔서 곧 편안해 졌습니다.

3시에 입소하고, 옷을 받고, 함께 지낼 분들과 처음으로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공양시간에는 음식 솜씨에 한번 감탄하고, 금세 절에 적응한 저에게 다시 한번 감탄하였습니다. 예불을 드릴때는 생각보다는 거부감이 들지 않았고, 늘 귓동냥으로만 들어왔던 반야심경을 처음부터 끝까지 외운다는 사실이 신선했습니다. 저는 친구와 절을 더 느끼고 싶어서 외부활동을 다녀오지 않았는데, 그때 남아있던 사람들과 함께 자신에 대한 깊은 이야기를 공유하고, 스님과 다같이 둘러앉아 차를 마시던 것도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따뜻한 방안에서 저는 평소에 스님을 만나면 묻고 싶었던 것들도 여쭤보고, 스님의 생각들을 들으면서 많은 배움을 얻어갈 수 있었습니다. 또 저의 친구와도 다양한 생각들을 공유하고, 감성을 나눌 수 있어 그만큼 가까워지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10시에 예상과는 달리 빨리 잠이 들었고, 새벽에 일어나는 것은 생각보다 힘들었지만 그래도 뿌듯했습니다. 아침일찍 일어나자마자 예불 드리면서 조금씩 정신을 차리고, 108배를 할때에는 절 하나하나에 서로 다른 의미가 담겨있다는 것을 생각하면서 정성들여 하였습니다. 발우공양을 할때에는 음식의 귀중함을 느끼고 그동안 음식을 낭비했던 나 자신을 되돌아 보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아침을 일찍 시작하니 정말 많은 것을 했는데도 하루가 꽤나 길게 느껴졌습니다. 아침을 먹고 참선을 하고 산을 다녀오니 그제서야 점심 시간이 되었으니까요. 아, 다같이 눈이 내리던 충영산을 다녀온 것도 잊지 못할 추억이 될 것 같습니다. 친구의 손을 꼭 잡고 눈을 감고 산을 오르던 것 하며, 잣방울을 찾아 눈길을 두리번거리던 것 하며, 눈위에 나자빠져 스님과 친구와 드라마의 한장면 처럼 좋아하던 것 하며, 눈이 푹푹 나리는 가운데 작은 움막에 들어가 눈을 피하며 사람들과 이야기 하던것 하며 전부 선연히 기억납니다. 앞으로도 마음이 지치고 힘들때 이런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라서 기운을 불어넣어줄 것 같습니다.

진정한 힐링을 마치고 서울로 돌아오니, 일상은 바뀐 것 없이 그대로입니다. 얼마 지나지 않았지만, 지금 백련사의 일상은 어떻게 또 흘러가고 있을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뜻깊게 매 시간을 보낸 덕에 더욱 맛있게 먹었던 공양밥도 벌써 그립습니다. 겨울 날씨는 아직 매서운데, 스님도 그렇고 절에 계시는 분들 건강하게 이 겨울을 나시기를 바랍니다.

아직 템플스테이를 경험해 보시지 못한 분이 있다면, 시간내서 한번 꼭 들러보시기를 권유하고 싶어요. 불교신자가 아니더라도, 누구나 듣고 새기면 지혜가 되는 가르침들을 배울 수 있고, 나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여유롭게 가질수도 있습니다. 이왕이면, 핸드폰도 꺼 놓고 자신의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 보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백련사 2014-01-15 (수) 19:52
짝짝짝,
혜림님 화이팅!
귀여운 미소 혜림님,
지금도 눈에 선-하네요.
산길을 걸으며 친구와 그렇게 다정다감하게 이야기하던 음성들,
예쁜 미소,
친구와 두 손 꼭 잡고 걷던 모습.
나에게 쓴 편지를 읽던 모습등등...
진정한 힐링 에너지를 많이 나누어 주시는 군요.
덕분에
추운 겨울을 따끈한 마음으로 템스 오시는 분들 맞이할 수 있겠네요.
감사합니다.
어느 좋은 날 우리 다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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