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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은 필연이다.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09-09-23 (수) 10:47 조회 : 4504

모든 것은 必緣이다.

부처님은 아함경에서 이 세상에서 진리가 아닌 세 가지를 말씀하셨습니다. 첫 번째는 모든 것이 숙명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고 하셨는데 우리는 이것을 숙명론이라고 부릅니다. 만일 모든 것이 숙명적으로 정해진 것이라고 한다면 선업을 쌓을 필요도 없고 의욕도 상실할 것이며 노력도 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노력을 해도 가난하게 살 운명이라면 결코 성공할 수 없고 반대로 빈둥빈둥 놀아도 잘 살 운명이라면 전혀 영향을 끼치지 않게 됩니다. 모든 일의 성패나 행복과 불행이 나의 의지나 행동과는 전혀 상관이 없게 되는 것이니 나는 허수아비와 같은 존재가 되고 맙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사주나 팔자를 보는 일들을 경계하셨던 것입니다. 둘째로 부처님은 모든 것이 신의 뜻에 의하여 이루어진다고 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고 설하셨는데 우리는 이것을 존우론이나 신의설이라고 합니다. 만일 인간세상의 모든 일들이 신의 조화라고 한다면 인간의 자유의지는 있을 수 없고 고통을 벗어나는 수행이나 노력도 필요가 없게 되고 오직 신의 구원을 기다릴 수 밖에 없을 것입니다. 세 번째는 이 세상 모든 것이 우연히 이루어진다고 하는 것은 진리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이것을 우리는 우연론이라고 하는데 만일 모든 것이 우연하게 이루어진다고 한다면 인간 스스로는 아무런 책임도 없고 개인의 의지와 노력 또한 필요가 없게 됩니다. 만일 이 세 가지가 진리라고 한다면 인간의 행동에 대하여 인간 스스로가 아무런 책임을 느낄 필요가 없게 되며 결코 인간의 삶을 적극적으로 개척할 수 없게 됩니다.

부처님은 이에 반하여 진리는 오직 하나, 연기(緣起)라고 설하셨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은 오직 연기에 의하여 생성되고 변화하며 소멸한다는 것이 진리라는 것입니다. 또한 이 연기의 진리는 부처님이나 그 누구에 의하여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진리 그 자체로써 항상 존재한다고 하였습니다. 이 세상 모든 것들이 누구에 의하여, 아니면 숙명적으로, 또는 우연히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 머무는 모든 사람들의 연기에 의하여 이루어진다는 것입니다.

초기경전에는 이 연기법(십이연기)을 부처님께서 이루신 깨달음의 내용으로 삼고 있을 정도인데 부처님은 이것에 대하여 “연기의 법은 내가 지은 것도 아니며 다른 사람이 지은 것도 아니다. 여래가 세상에 나오건 나오지 않건 이 법은 상주(常住)요, 법주(法住)요, 법계(法界)이니라. 여래는 다만 이 법을 자각하여 바른 깨달음을 이루어 중생들에게 설하나니 이것이 생함으로 인하여 저것이 생하며 이것이 없어짐으로 인하여 저것이 없어지는 것이니 즉 무명을 인연하여 괴로움이 있게 되고 무명이 없어짐으로 인하여 괴로움이 없어지는 것이다.”

부처님의 세계관은 철저한 인간중심의 사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만일 원인이 없는 결과가 있다면 누가 이 세상을 열심히 살겠습니까? 그러니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은 필연입니다. 나의 성공과 실패, 행복과 불행이 모두 나를 인연한 필연의 결과이지 결코 운명이거나, 신의 뜻에 의하거나, 우연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일 어떤 과학적인 발견이나 성공이 우연한 기회에 이루어졌다고 한다면 이러한 우연한 기회는 평소 자질을 갖춘 사람, 독립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 그리고 중도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노력하는 사람에게 찾아올 것입니다. 게으른 사람에게 결코 우연한 기회는 오지 않습니다. 언뜻 보기에는 우연한 기회로 찾아오는 것 같지만 사실은 이 세상의 모든 일들은 아주 필연적인 결과이며 이 우연한 기회 또한 철저하게 준비한 자에게만 찾아옵니다.

세상 모든 것이 필연이라는 말은 내 주변의 모든 일들이 모두 나의 책임이라는 말과 같습니다. 만일 위의 세 가지가 진리라고 한다면 세상 모든 일들이 나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일이 되고 맙니다. 나의 작은 행동 하나, 무심코 뱉은 말 한마디, 하찮다고 생각했던 작은 생각, 이 모든 것들이 모여서 필연이 되어 나와 우리와 세계를 움직이고 변화시킵니다. 이 세상에 그저 아무렇게나 되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모든 것은 필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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