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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제(結制)와 해제(解制) - 2013년 2월 24일 바라밀법회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13-03-03 (일) 15:00 조회 : 2528

2013년 2월 24일 바라밀법회

오늘은 동안거 해제일입니다. 2,600여 년 전, 부처님 재세 시부터 시작된 승가의 전통 수행양식이 끊임없이 쉬지 않고 현현(顯現)되어 오늘에 이어지고 있습니다.

安居(안거)는 크게 冬安居(동안거)와 夏安居(하안거)로 나누어지는데 이 안거의 기원은 멀리 2600여 년 전 부처님 당시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인도의 기후는 우리나라와 같이 4계절이 뚜렷하지 않고 우기(雨期)와 건기(乾期)로 계절이 나누어집니다.

부처님 당시의 僧彖(승단)은 부처님을 중심으로 많은 제자들이 함께 거처하며 제가불자들이 올리는 공양으로 걸식(乞食)하며 수행하는 생활하였습니다. 건기에는 많은 수행자들이 함께 움직이고, 생활하는 것이 그리 큰 어려움이 없었으나, 비가 많이 오는 우기에는 큰 집단이 함께 무리지어 수행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따랐을 것입니다. 그래서 부처님께서는 우기가 시작되면 수행자들이 각자 우기동안 머무를 곳을 정해서 외출을 삼가고 공부에만 집중할 수 있는 기간을 정하신 것이 안거의 기원이라 할 수 있는데 이런 이유로 부처님 당시의 안거를 우안거라 하였습니다.

이때부터 부처님과 여러 제자들은 몇 명씩 짝을 이루어 우기동안 머무를 곳으로 흩어졌고, 우기가 끝나면 다시 부처님 곁으로 돌아와 공부를 계속 하였습니다. 또한 우기에는 많은 생물들이 발생하는 시기여서 출가 수행자들이 생명을 살상하거나 밟아 죽이지 않을까 염려하는 생명존중사상도 있다 할 것입니다. 이러한 전통이 불교가 중국을 통하여 우리나라에 들어오면서 안거라는 형태로 정립되어졌고, 무더운 여름철과 혹한의 겨울철에 출가자들이 한 곳에 정주(定住)하여 수행하는 것을 안거라 부르게 되었습니다. 세계의 여러 불교국가 가운데에서 우리나라에 아직까지 부처님 당시의 수행형태인 안거제도가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우리나라 불교가 유구한 역사화 전통이 살아 숨을 쉬고 있다는 증거라 할 것입니다.

하안거(夏安居)는 음력 4월 15일부터 7월 15일(우란분절, 백중)까지이며, 동안거(冬安居)는 음력 10월 15일부터 익년 1월 15일(정월 대보름)까지 약 90여 일 간의 수행기간인데 일체의 외출을 삼가고 정해진 청규(共住規約)에 의하여 수행에만 전념합니다. 조계종에서는 하안거와 동안거 기간에 각자 자신과 인연이 잇는 선방에 방부(房付)를 들여 안거기간동안(90일) 수행에만 전념하게 됩니다. 안거를 시작하는 날을 결제일이라 하고 끝나는 날을 해제일이라고 하는데 안거가 끝나면 각자 수행하던 선원에서 나와 석 달 동안 공부한 것을 삶의 현장에서 직접 체험하거나 스승을 찾아 공부한 것을 점검하는 卍行(만행)을 다니기도 합니다.

오늘은 동안거 해제를 맞이하여 수덕사 방장(方丈)이신 설정 큰스님께서 하신 해제법문을 함께 살펴보시겠습니다.

“만공선사(滿空禪師)께서 말씀하시기를 결제(結制)에 결제 없고 해제(解制)에 해제 없는 것이 진정한 결제요 해제라 하셨는데, 금일(今日) 대중은 어떤 결제(結制)와 해제(解制)를 했습니까?

진정한 결제와 해제를 하였다면 생사(生死)를 초탈하여 인연(因緣)따라 노닐고 일체경계(一切境界)에 자재(自在)하여, 위로 모든 부처님의 은혜를 갚고 아래로 중생들을 제도하며 홀로 하늘과 땅을 거닐 수 있겠지만, 그렇지 못하다면 마음을 가다듬고 다시 정진해야 할 것입니다.

계(戒)·정(定)·혜(慧) 삼학(三學)은 우리들이 영원(永遠)히 지켜야 할 만고불변(萬古不變)의 수행방법(修行方法)입니다. 수행자의 덕목은 극기(克己)와 자제(自制) 그리고 인욕(忍辱)입니다. 수행자는 한 때도 방심(放心)해서는 안 됩니다.

계(戒)는 탁업(濁業)을 없애는 소각로(燒却爐)입니다. 수많은 생을 살아오면서 진구(塵垢)에 처박혀 가지가지 잘못된 업(業)으로 진성(眞性)을 져버리고 망념(妄念)으로 날뛰면서 중생병(衆生病)이 깊어져, 갖은 고초(苦楚)와 윤회(輪廻)를 거듭하고 있으니, 중생병을 고치는 데는 계행(戒行)이 우선(于先)이요, 이런 바탕에서 정진을 한다면 선정(禪定)을 못 이룰까 근심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러기에 몸과 마음을 단속하는 계행(戒行)이 첫째가는 정진(精進)입니다. 육신(肉身)에 젖어 있는 업기(業氣)를 털어내는 방법(方法)이 업장소멸(業障消滅)이요 육식(六識)을 가두어 산란(散亂)을 없게 하는 것이 선정(禪定)인 것입니다. 그래서 공부인(工夫人)은 정안(正眼)이 만들어지기까지는 해제·결제 없이 몸가짐을 조심하면서 정진해야 합니다.

3개월(三個月) 결제(結制)동안 정진을 잘했어도 해제(解制)되어 육진경계(六塵境界)에 돌아다니면서 육적(六賊)에 도둑맞아서 결제 때 모아놓은 공부(工夫)힘을 다 털어버린다면 얼마나 어리석고 안타까운 일이겠습니까. 무시겁(無始劫)으로 내려오면서 훈습된 살도음망(殺盜淫妄)의 DNA가 현재(現在)의 업신(業身)에 그대로 배어있어서 언제라도 경계(警戒)와 자제(自制)의 힘이 풀어지면 탐욕(貪慾)과 분노(忿怒)와 우치(愚癡)의 독버섯이 우후(雨後)의 죽순(竹筍)처럼 중생신(衆生身)에 돋아나 갖은 추행(麤行)을 마다하지 않는 것이 범부(凡夫)들입니다. 그러기에 부처님과 역대조사와 선지식이 한결같이 만연(萬緣)을 쉬라 했습니다. 그것은 어떤 경계(境界)에도 물들지 말라는 것입니다.

단진범정(但盡凡情)이언정 별무성해(別無聖解)라 했듯이 취사(取捨) 선택의 분별심(分別心)만 떨어지면 그대로 견성(見性)이요, 성인의 경계가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했잖습니까. 요새처럼 공부하기 좋은 때가 어디 있습니까? 지금 이 땅의 공부환경(工夫環境)은 최고입니다. 헛되이 시간(時間)을 보내지 말고 마음껏 정진들 하십시다.

만연소진유부종(萬緣掃盡留不蹤)

일실요요무동이(一室寥寥無同異)

종차진진소산거(從此塵塵消散去)

육창명월여청풍(六窓明月與淸風)

온갖 반연들을 모두 쓸어 자취조차 없으니

고요하고 고요해서 온갖 차별도 없어라.

이로부터 모든 번뇌 다 사라지고

육창에는 밝은 달과 맑은 바람뿐이어라.”

옛 어른들은 결제와 해제가 따로 있지 않고 우리들의 삶 그 자체가 수행이라고 하셨으며 일대사 인연인 생사의 문제를 해결했을 때 비로소 해제가 되었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진정한 해제가 되기까지는 마음을 놓지 말고 늘 깨어서 살피는 하루하루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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