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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펴야 할 때 - 승원스님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09-01-09 (금) 16:13 조회 : 2228
이 름 :
승원스님 [등록일 : 2004-03-22 오전 8:54:00]
제 목 :
나를 살펴야 할 때
> 너무 어려운 시대입니다. 사방을 둘러봐도 편안한 곳이 없습니다. 이럴 때는 그저 묵묵히 자신을 점검하고 자신을 살펴야 할 때입니다.

> 불가에서 자주 쓰는 禪語 가운데에 간각하(看脚下)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말은 자신의 발꿈치, 즉 발치를 잘 보라는 말입니다. 이 말은 오조 법연선사의 제자로 벽암록을 완성하신 불과 원오선사의 말씀입니다.
어느 날 밤에 오조 법연선사가 세사람의 제자와 함께 절에 돌아오는 도중에 바람이 불어와 손에 들고 있던 초롱불이 꺼져버렸습니다. 그러자 법연선사는 제자들에게 “어떻게 할 것인가?” 하고 물었습니다. 다시 말해서 “어두운 밤길을 가려면 무엇보다 초롱불이 있아야 하는데 그 불이 지금 꺼져 버렸으니 너희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물음입니다. 어두운 밤에 길을 가는 것은 인생을 살아가는 것을 가리킵니다. 지금까지 의지하고 살아가던 것을 잃어버렸으니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현재의 심정을 물은 것입니다.
볍연선사의 세 제자들이 각자의 의견을 말하였는데 원오의 간각하라는 말이 스승인 법연의 마음에 들었습니다. 간각하라는 말은 지극히 평범한 말입니다. 초롱불이 꺼지면 발치를 잘 살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선도, 어두운 밤길을 가는 것도, 자기를 똑바로 보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풍요로운 일상생활도 여기에서 시작합니다. 같은 말에 조고각하(照顧脚下)라는 말도 있습니다. 절의 큰방기둥이나 댓돌 밑에 이 글이 쓰여있는데 이 말은 “신발을 가지런히 벗어놓으라”는 것으로 불도는 발치에 있는 것부터 깨닫게 합니다. 깨달음이나 행복은 결코 먼 곳에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중요한 것은 마음의 단속입니다. 설사 초롱불은 꺼져도 마음의 빛은 꺼지지 않아야 합니다. 자기 안을 비추는 초롱불은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선은 자기 안에 초롱불을 갖는 것입니다. 추악한 마음의 밑바닥에 불을 켜는 작업입니다. 이것은 바로 자기 깨어있음의 순간입니다.

> 우리는 흔히 선(禪)과 정(定)을 얘기하곤 합니다. "어떤 것을 禪(선)이라 하며 어떤 것을 定(정)이라 합니까?" "망념이 일어나지 아니함이 禪이요 앉아서 본성을 보는 것이 定이다. 본성이란 무생심(無生心)이요, 정이란 경계를 대함에 무심하여 팔풍(八風)에 움직이지 아니함을 말한다."

> 여기서 말하는 팔풍(八風)이란 이(利), 쇠(衰), 훼(毁), 예(譽), 칭(稱), 기(譏), 고(苦), 락(樂)의 여덟가지 바람을 말합니다. 경전이나 어록에서 '팔풍(八風)에 휘둘리지 말라' 는 말씀들이 가끔 나오는데 우리들의 마음속에 있는 '번뇌의 팔풍(八風)' 을 말한 것입니다.
첫째는 이(利)입니다. 즉 우리에게 이로운 것들이지요. 가사, 뇌물을 주면 장관들도 이따금 뇌물 때문에 수뢰죄(受賂罪)로 걸리지 않습니까, 이런 것도 역시 한 가지 이(利)에 우리 마음이 팔린 것입니다. 우리 마음이 끌린 것입니다.
그 다음 둘째는 쇠(衰)라, 이것은 모두가 잘 안되는 경우, 가사, 일이 여의롭게 안되어 사업에 실패한다거나 또는 잘못되는 그런 경우에도 역시 우리 마음이 비관도 하고 타락도 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쇠라 하는 것입니다.
그 다음 셋째는 훼(毁)로 헐뜯고 비방한다는 말입니다. 어느 누구나 칭찬하면 다 좋아합니다. 별로 못난이도 칭찬하면 좋아하지만 훼방하면 그냥 싫어합니다. 또, 자기가 분명히 나쁜짓을 했는데도 비방하고 비판하면 싫어합니다. 이것이 훼입니다.
그 다음 넷째는 예(譽)라, 기릴 예자 입니다. 누구나 기리고 찬사를 주고 명예를 받으면 우쭐해가지고서 또 마음에 동요를 느낍니다. 이것이 예입니다.
그 다음 다섯째는 칭(稱)이라, 칭찬한다는 말입니다. 칭찬받는 것도 역시 우리 마음에 동요를 주는 것입니다.
그 다음 여섯째는 기(譏)라, 나무랄 기자 입니다. 나무라고 꾸짖고 욕도 하고 실없이 희롱하고 비방한다는 말입니다. 이러한 때에 역시 동요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것들에 동요를 하지 않는 사람이 참다운 수행자인 것입니다. 이로울 때, 또는 무엇인가 실패할 때, 자기를 훼방할 때, 또는 자기가 명예로울 때, 자기를 칭찬할 때, 또는 자기를 나무랄 때, 이런 때에 동요하지 않는 것이 수행자이고, 또 도인들은 이런 분이 되겠지요.
그 다음은 고락(苦樂)입니다. 조금만 괴로와도 마음이 동요하고 조금만 즐거워도 마음이 동요하게 됩니다. 이것들을 마음을 움직이는 여덟가지 바람이라고 하여 팔풍(八風)이라고 하는데 어느 누가 팔풍의 바람에 의연할 수 있겠습니까? 부처님께서는 “팔풍의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정(定)을 얻은 사람은 비록 범부라고 하더라도 부처님 지위에 들어간다”고 하셨는데 이와같은 사람을 해탈했다고 하며 또는 피안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 일이 어려워야 사람의 마음을 알아볼 수 있다(事難方見丈夫心)는 말이 있습니다. 대구에 설후시지송백조(雪後始知松栢操)라는 말도 있습니다. 눈이 내려야 비로소 송백의 진가를 알 수 있다는 말입니다. 일이 순조로울 때에는(順境界) 그 사람의 진가를 알 수 없습니다. 어려운 일을 겪으면서(逆境界) 그 사람의 품성이 드러나는 법입니다.

> 팔풍취부동천변월(八風吹不動天邊月)이라고 하였습니다. 팔풍의 바람이 사방에서 불어 오지만 하늘가의 달은 꼼짝도 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우리들의 삶도 이와 같습니다. 나에게만 어려움이 있고 나 만 괴로운 것은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어떻게 대처하고 어떻게 느끼느냐는 것입니다. 마음속에 부처님을 굳게 모시고 마음의 끈을 놓지 않는다면 분명 팔풍의 노예가 되지 않고 자신이 목적한 일들을 성취할 수 있을 것입니다.

> 지금은 다른 것들에 신경쓰지 않고 자신을 살펴야 할 때입니다. 남의 돈은 아무리 많이 세어도 내 돈이 되지 않는 법입니다. 어려울 때일 수록 자신을 살피고 안으로 안으로 마음을 돌립시다.

> 건강하고 편안한 한주가 되시기를 바랍니다. 승원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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