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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주삼매경(般舟三昧經) 하권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14-11-21 (금) 10:45 조회 : 30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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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주삼매경 하권
지루가참 한역
한보광 번역
 
10. 청불품(請佛品)
발타화보살은 의복을 단정히 하고 장궤차수(長跪叉手)하여 부처님께 여쭈었다.
“제가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을 청하여 내일 저희 집에서 공양을 올리고자 하니, 부처님께서는 어여삐 여겨 청을 받아 주시길 원합니다.”
부처님과 비구 스님들은 묵묵히 모두 청을 받아들였다. 발타화보살은 부처님께서 허락하신 것을 알고는 일어나 마하파유제(摩訶波喩提) 비구니 처소에 이르러 비구니에게 물었다.
“원컨대 저의 청을 받아들여 내일 비구니들과 함께 저희 집에서 공양을 드소서.”
마하파유제 비구니는 그 청을 받아들였다. 발타화보살이 나린나갈보살에게 말하였다.
“아우여, 모든 이웃 나라에서 새로 오는 사람이 있으면 모두 청하여 부처님 오시는 자리에 모이게 하여라.”
나린나갈은 부처님 계신 곳에 이르러 부처님께 장궤차수하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저의 형이 부처님께 청하였습니다. 새로 오는 모든 사람들도 저희 집에서 음식을 먹도록 허락해주십시오.”
발타화보살·나린나갈보살·교일도보살·나라달보살·수심보살·마하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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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화보살·인저달보살·화륜조보살은 모두 종친과 함께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 발에 이마를 대고 또 비구 스님들에게도 예를 올렸다. 예를 올리고 나서 부처님 계신 곳에서 물러나 돌아가 나열기국의 발타화보살의 집에 가서 모두 서로 도와 공양에 필요한 모든 것을 준비하였다. 사천왕과 석제환인과 범삼발(梵三鉢)1)도 모두 속히 가서 발타화보살을 도와 공양을 준비하였다.
이때 발타화보살은 종친들과 함께 나열기국을 장엄하여 여러 가지 그림과 번(幡)으로 그 나라를 장식하였다. 거리마다 모두 그림과 번을 걸고 온 나라 안 곳곳에 꽃을 뿌리고 향을 피웠으며, 백 가지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 부처님을 비롯하여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및 모든 가난한 자들에게도 돌아갈 수 있도록 공양을 충분히 준비하였다. 왜냐하면 보시는 치우침이 있어서는 안 되어 인민과 날짐승과 기는 벌레 종류에 이르기까지 모두 평등하기 때문이다.
발타화를 비롯한 여덟 보살과 여러 종친들은 공양 시간이 되자, 부처님 전에 나아가 이마를 부처님 발에 대고 부처님께 말씀드렸다.
“공양 준비가 모두 끝났습니다. 원컨대 부처님께서는 왕림해 주옵소서.”
이때 부처님께서는 비구 스님들과 더불어 모두 가사를 입고 발우를 들고 함께 가셨다. 함께 맞이하러 온 자들도 모두 부처님을 수행하여 나열기국에 들어가 발타화보살의 집에 이르렀다.
발타화보살은 이렇게 염원하였다.
‘이제 부처님의 위신력으로 나의 집이 대단히 넓어지고 모두 유리로 변해 안팎이 서로 훤히 보이게 하여, 성 밖에서도 모든 사람들이 나의 집을 볼 수 있게 하고, 나의 집에서도 모두 성 밖을 볼 수 있게 하였으면 한다.’
곧 부처님께서는 발타화의 마음속 염원을 아시고는 바로 위신력을 나타내 발타화보살의 집을 엄청나게 넓어지게 하고 온 나라 사람들이 모두 그 집 안을 볼 수 있게 하셨다.
부처님께서 먼저 발타화보살의 집에 들어와 앉으시고,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등 각각 다른 부류들도 모두 그 집 안에 앉았다. 발타화보살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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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범어 Brahma-sahām pati의 음역으로, ‘범마삼발(梵摩三鉢)’이라고도 하니, 이는 범천의 이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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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과 비구들이 모두 앉은 것을 보고는 몸소 부처님과 비구들께 공양을 올렸는데 약 백여 가지의 음식을 올렸다. 부처님과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 모두가 바로 공양하였고, 여러 가난한 사람들도 모두 평등하게 공양하며 제각기 만족스러워하였다. 이들 모두는 부처님 위신력의 은혜를 입어 만족스러워하였다.
발타화보살은 부처님과 여러 제자들이 모두 공양 마치는 것을 보고 앞으로 나아가 씻을 물을 돌린 후 부처님 앞에 작은 상을 놓고 앉아 경을 들었다. 이에 부처님께서는 발타화보살과 사부대중의 제자들을 위하여 경을 설하시니, 기뻐하지 않은 자가 없었고, 즐거이 듣지 않는 자도 없었으며, 들으려고 하지 않는 자도 없었다. 부처님께서는 이 경으로써 비구들과 모든 제자들의 청을 받아들인 후, 일어나서 비구들과 함께 떠나셨다.
발타화보살은 공양을 마친 후 종친들과 함께 나열기국을 나와 부처님 처소에 이르러 앞에 나아가 예를 갖추고 모두 물러나 한쪽에 앉았으니, 그들은 나린나갈보살·교일도보살·나라달보살·수심보살·마하수살화보살·인저달보살·화륜조보살이었다. 발타화보살은 모든 대중이 편안하게 앉은 것을 본 후 앞으로 나아가 부처님께 여쭈었다.
“보살이 몇 가지 일을 해야 현재불실재전립삼매를 얻을 수 있습니까?”
부처님께서 발타화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에게 다섯 가지[五事]가 있으면 즉시 현재불실재전립삼매를 얻을 수 있다. 이를 배우고 지녀 진리를 행함에 마음이 전도(顚倒)되지 않아야 한다.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는 깊이 경을 좋아하여 다할 때가 없고 끝이 없어야 한다. 모든 재앙을 벗어나고 모든 번뇌를 해탈하며 어두움을 버리고 밝음에 들어가며 모든 몽롱함을 다 소멸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런 보살은 온 곳이 없는 법락을 체득(逮得)하고, 이 삼매를 얻을 것이다. 또한 발타화여, 다시 다음에 태어날 곳을 바라지 않는 것이니, 이것이 둘째다. 또한 다른 외도의 가르침[餘道]을 기뻐하거나 즐거워하지 않는 것이 셋째이고, 다시는 애욕을 즐기지 않는 것이 넷째며, 행을 지키되 다함이 없는 것이 다섯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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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보살에게 다섯 가지[五事]가 있으면 곧 삼매를 얻는다. 무엇이 다섯인가? 첫째로 보시하는 마음에 후회가 없어야 하고, 탐심이 없어야 하며, 아까운 생각이 없어야 하고, 그 대가를 바라지 말아야 하며, 보시한 후에 다시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
다시 발타화여, 보살은 경을 수지하고 보시하며, 남을 위하여 경을 설하며, 설하는 말은 진리에 안주하고 의심이 없고 애석함이 없어야 하며, 부처님의 깊은 말씀을 설하면서 자신의 행동도 그 삼매 중에 서야 한다.
다시 발타화여, 보살은 질투하지 않으며, 행한 일에 대하여 의심하지 않고, 잠을 멀리하며, 5욕을 물리쳐야 한다. 자신의 좋은 점을 스스로 말하지 말고 남의 나쁜 점을 말하지도 말라. 남이 자기를 욕하거나 형벌을 주더라도 성내지 않고 원망하지 않으며 태만하지도 말아야 하니, 왜냐하면 공행(空行)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다시 발타화여, 보살은 이 삼매를 스스로 배우고, 남에게 가르치고, 이 경을 서사(書寫)하되 좋은 비단에 싸서 오래 보존해야 한다.
다시 발타화여, 보살은 믿음에 있어 많이 즐거워하고, 장로와 선지식을 공경하며, 새로 배우는 사람들에게 만약 보시를 받으면 마땅히 은혜를 갚을 것을 생각해야 한다. 항상 식신(識信)을 내어 사람들에게서 적은 보시를 받더라도 크게 보답할 것을 생각해야 하는데, 하물며 많은 보시를 한 사람들에게 있어서랴. 보살은 항상 경을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되 반복하지 않으려는 마음을 버리고 항상 반복해서 거듭 염해야 한다. 이와 같은 자는 삼매를 빨리 얻으리라.”
부처님께서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항상 법을 즐겨 깊은 깨달음에 있고
모든 습욕(習欲)으로 생을 탐하지 않으며
5도(道)를 거닐어도 집착함이 없으면
이와 같이 행하는 자 삼매 얻으리라.
 
기꺼이 보시하되 대가를 생각하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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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혜에도 집착 말고 생각도 쫓지 말며
베풂에 있어 받는 자에게 생색내지 말고
오직 부처님의 깊은 지혜 깨닫고자 해야 하네.
 
가엾은 중생에게 보시 행하되
그 마음 기뻐하며 후회하지 말고
항상 보시·지계·인욕과
정진·일심·지혜의 행을 세워야 하네.
 
6바라밀 구족하여 일체를 섭수하고
4등심(等心)2)인 자·비·희·호(護)의
선교방편으로 중생 제도하니
이와 같이 행하는 자 삼매 얻으리라.
 
보시 행함에 아끼고 탐내는 마음 버리고
그 마음 기쁘게 베풀어
이미 보시한 뒤에도 항상 기뻐할지니
이와 같이 행하는 자 삼매 얻으리라.
 
경법을 훤히 알아 문장을 분별하고
부처님께서 설하신 깊은 요의 들어
미묘한 도의 덕화 강설하니
이와 같이 행하는 자 삼매 얻으리라.
 
그 사람 이 삼매 배워 외우며
해탈지혜 구족하여 사람에게 설하고
이 경법 오래도록 머물게 하니
 
주)-----------------
2) 4무량심(無量心)을 4등심(等心)·4등종심(等從心)·4등종경(等從境)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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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이 행하는 자 삼매 얻으리라.
 
항상 심오한 부처님의 경법 숨기지 말며
공양 바라서 강설하지 말고
오직 안온(安穩)한 불도의 경지 구할지니
이와 같이 행하는 자 삼매 얻으리라.
 
집착을 제거하여 모든 번뇌 버리고
거만과 교만을 버려서
자신을 칭찬하거나 남의 단점 말하지 말며
결코 아상(我想)을 내지 말아야 하리라.
 
열반적정에 들어 생각을 일으키지 말고
곧 능히 이 도의 정혜(定慧)를 깨달아
아첨하는 마음 버려 청정해지니
이로써 속히 불기인(不起忍) 체득하리라.
 
항상 지성(至誠)으로 수행하여 꾸밈 없애고
서원이 구족하여 부족함 없으며
온갖 바른 덕을 심어 삿된 행 없앨지니
이 법 좋아하는 자 도 얻음 빠르네.
 
독송하고 익힌 경전 늘 잊지 않고
항상 금계의 청정행 호지(護持)하여
이와 같이 행하는 자 불법 얻음 빠르니
하물며 이 적정삼매 받듦이랴.
 
부처님께서 발타화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무수겁 전 먼 옛날 제화갈라(提和竭羅)3)부처님께서 계실 때, 나는 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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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범어 Dīpaṁkara의 음역으로 제화갈(提和竭)·대화갈라(大和竭羅)라고도 하며, ‘연등(燃燈)’·‘정광(錠光)’으로 한역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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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라부처님 처소에서 이 삼매를 듣고는, 바로 이 삼매를 수지하고 시방의 헤아릴 수 없는 부처님을 친견하여 모든 경전을 듣고 모든 것을 수지하였다. 이때 모든 부처님께서 나에게 말씀하시기를 ‘무앙수겁(無央數劫)이 지난 뒤에 그대는 마땅히 부처가 되어 이름을 석가모니불이라고 하리라’고 하셨다.”
부처님께서 발타화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특별히 너에게 말하리라. 지금부터 부처가 될 때까지 너희들은 이 삼매를 배워야 하니, 이는 불법 가운데서도 제일이라 어떤 것도 이에 미치지 못하고 온갖 생각을 벗어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이 삼매에 서는 자가 있다면 불도를 염득(念得)하리라.”
부처님께서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억념하노니 나는 먼 옛날 정광불 계실 때
그때 이 삼매 체득하여
시방의 무수한 부처님 친견하고
존귀한 불법의 심묘(深妙)한 가르침 들었네.
 
비유컨대 덕 있는 사람 보배를 찾아다니면
바라는 원과 같이 문득 그것을 얻나니
보살대사도 이와 같이
경에서 보배 구하여 곧 부처가 되리라.
 
발타화보살이 부처님께 여쭈었다.
“이 삼매를 지키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천중천이시여.”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색(色)에 집착하지도 말고, 내세에 태어날 곳[所向生]도 집착하지 말며, 반드시 공(空)을 행하는 것이, 이 삼매를 마땅히 지키는 것이다. 무엇을 삼매라고 하는가? 마땅히 이 법을 따라 수행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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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발타화여, 보살은 자신의 몸을 몸도 없고 관할 바도 없으며, 또한 볼 바도 없고 집착할 바도 없으며, 본래 보이지 않는 것도 없고 들리지 않는 것도 없다고 관찰하니, 경에서 설한 법과 같다. 보면서도 보는 바가 없고 집착하는 바도 없으니, 집착할 바 없이 도를 지키는 사람은 법 가운데서 의심할 바가 없다. 의심하지 않는 자는 부처님을 친견하게 되며, 부처님을 친견하는 자는 의심이 끊어지게 된다.
모든 법은 온 바가 없이 생겨난 것이기 때문에 보살이 법에 대하여 의심하는 생각이 있으면 곧 집착이 된다. 무엇을 집착이라 하는가? 어떤 사람은 수명이 있고 덕이 있고 5음이 있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대상이 있고 생각이 있고 6근이 있고 욕망이 있다고 하니, 이것이 집착이다. 그렇기 때문에 보살은 제법에 집착할 것이 없다고 보고, 이 법을 또한 염하지도 않고 보지도 않는다.
보지 않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비유컨대 어리석은 사람은 외도를 배워서 스스로 사람에게 몸이 있다고 말하지만, 보살은 이렇게 보지 않는다. 그렇다면 보살은 어떻게 보는가? 비유컨대 달살아갈ㆍ아라하ㆍ삼야삼불과 아유월치와 벽지불과 아라한이 보는 것처럼 기뻐하지도 않고 근심하지도 않으니, 보살도 또한 이와 같이 보아, 역시 기뻐하지 않고 또한 근심하지 않는다. 이 삼매를 지키는 자도 역시 기뻐하지 않고 근심하지 않는다. 비유컨대 허공과 같이 색도 없고 생각도 없고 청정하여 티끌이 없다. 보살은 모든 법을 이와 같이 보기 때문에 눈에 걸림이 없이 모든 법을 보고, 이와 같이 보기 때문에 제불을 친견한다.
친견하는 제불의 모습은 마치 밝은 구슬[明月珠]을 유리 위에 둔 것과 같고, 해가 처음 돋을 때와 같으며, 보름날 달이 모든 별 가운데 있는 것과 같고, 차가월왕(遮迦越王:轉輪聖王)이 모든 신하들을 거느리고 있는 때와 같으며, 도리천의 왕인 석제환인이 모든 하늘의 중앙에 있는 것과 같고, 범천왕이 모든 범천의 중앙 가장 높은 자리에 앉은 것과 같으리라. 큰불이 높은 산 정상에서 타는 것과 같고, 의왕(醫王)이 약을 가지고 다니며 사람을 치유하는 것과 같으며, 사자가 나와서 홀로 거니는 것과 같고, 여러 들판의 기러기가 허공을 날아갈 때 앞장서는 길잡이와 같으리라. 겨울날 사방에서 보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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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높은 산꼭대기에 쌓인 눈과 같고, 더러운 냄새를 없애는 우주의 금강산과 같으며, 땅에 비가 내리고 물에 바람이 불어오듯 온갖 더러움이 청정해져 허공과 같으리라. 수미산 위의 도리천의 장엄과 같으니라.
제불(諸佛)도 이와 같이 부처님의 지계와 부처님의 위신력과 부처님의 공덕으로 셀 수 없이 많은 국토가 모두 환히 밝아질 것이며, 이 보살은 시방의 부처님을 이와 같이 친견하고 경을 듣고서 모두 받아 지니게 되리라.”
부처님께서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부처는 더러움 없어 번뇌 여의었고
공덕 많아 끝내 집착하는 바 없으며
높고 위대한 신통 미묘한 음성
법고(法鼓)로 뜻을 펴고 여러 음성으로 깨우치네.
 
깨달은 천중천 모든 지혜 해탈하니
여러 가지 향화로써 공양하고
무수한 공덕으로 사리 받들며
번개(幡蓋)와 온갖 향으로 삼매 구하라.
 
법 들어 넓고 미묘한 배움 구족하고
전도(顚倒) 멀리 떠나 멸도 깨달으며
공법(空法)에도 끝내 집착하지 말고
미묘하여 걸림 없는 지혜에 뜻을 두라.
 
청정하기가 해와 달이 빛나듯 하고
자기 궁전에 선 범천과 같으니
항상 청정한 마음으로 세존 염하며
마음에 집착하지 말고 공이라 생각지도 말라.
 
비유컨대 겨울의 높은 산에 덮인 눈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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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은 국왕이 사람 가운데 가장 존귀하듯이
청정한 마니주 뭇 보배보다 뛰어난 것처럼
마땅히 이와 같이 부처님 상호 관하여라.
 
마치 기러기의 왕 앞서 날며 인도하고
청정한 허공 더럽고 산란함 없듯이
자마금색(紫磨金色) 부처님 이와 같으니
불자여, 이러한 생각으로 세존께 공양하라.
 
모든 어두움과 어리석음 없애면
곧 청정삼매 속히 체득하며
모든 구하는 생각 버리면
더러운 행 없어 선정[定意]을 얻으리라.
 
번뇌 없애고 더러움도 버리며
성냄 버리고 어리석음도 없애면
그 눈 맑아지고 자연히 밝아져서
염불하는 공덕 걸림 없으리라.
 
불세존의 청정한 계율 생각하여
마음에 집착 없애 형상 구하지 말며
나와 내 것 보지 말고
모든 색에 있는 모습도 생각지 말라.
 
나고 죽음 버려 온갖 견해 없애고
아만을 버려 지혜 청정히 하며
교만 멀리하여 자만하지 말지니
적멸삼매 듣고 사견 여의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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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처님의 자손인 비구와
신심 있는 비구니·청신사와
탐욕 제거한 청신녀는
부지런히 배워 이 법 얻길 염하여라.
 
 
11. 무상품(無想品)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보살이 이 삼매를 배워 속히 얻고자 한다면 마땅히 먼저 색과 생각을 끊고 스스로 교만한 마음을 버려야 한다. 생각을 끊고 교만하지 않게 되어 모든 것을 버렸으면 마땅히 이 삼매를 배움에 다투지 말아야 한다. 다툰다는 건 무엇인가? 공(空)을 비방하는 것이다. 따라서 함께 다투지 말고, 공을 비방하지 말며 이 삼매를 염송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보살이 이 삼매를 배워 외우려고 한다면 열 가지[十事]로써 그 가운데에 서야 한다. 무엇이 열 가지인가? 첫째는 다른 사람이 발우·침구·의복을 보시 받더라도 질투하지 말아야 한다. 둘째는 마땅히 아랫사람을 사랑하고 윗사람에게 효순해야 한다. 셋째는 마땅히 보은에 대해서 거듭 생각해야 한다. 넷째는 거짓말을 하지 말고 법이 아닌 것을 멀리 해야 한다. 다섯째는 항상 걸식을 행하며 별청을 받지 말아야 한다. 여섯째는 부지런히 경행해야 한다. 일곱째는 밤낮으로 눕지도 출입하지도 말아야 한다. 여덟째는 항상 천상천하에 보시를 행하되 아까운 것이 없어야 하며 결코 후회하지 말아야 한다. 아홉째는 깊은 지혜에 들어가 집착하는 바가 없어야 한다. 열째는 먼저 선지식을 공경히 섬기고 부처님처럼 보아야 한다. 이런 후에 이 삼매를 염송해야 하니, 이것을 열 가지라 한다.
마땅히 법답게 이렇게 행하는 자는 여덟 가지[八事]를 얻으리라. 무엇이 여덟 가지인가? 첫째는 계행이 청정하여 구경에 이르는 것이다. 둘째는 다른 가르침을 따르지 않고 지혜 가운데서 출입하는 것이다. 셋째는 지혜에 있어서 청정하여 다시 태어남을 탐하지 않는 것이다. 넷째는 청정한 눈으로 다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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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사를 바라지 않는 것이다. 다섯째는 고명(高明)하여 집착이 없는 것이다. 여섯째는 청정하게 정진하여 스스로 부처의 경지에 이르는 것이다. 일곱째는 공양하는 사람이 있더라도 억지로 기뻐하지 않는 것이다. 여덟째는 아뇩다라삼먁삼보리에 머물러 다시는 동요(動搖)하지 않는 것이다. 이것을 여덟 가지라 한다.”
 
부처님께서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지혜로운 자는 생각 일으키지 말고
교만과 자만심 버리며
항상 인욕 행하여 번뇌가 없어야 하니
이와 같이 하면 곧 삼매 배우리라.
 
지혜로운 자는 마음 밝아 공에 대해 쟁론하지 말고
무상적정(無想寂定)의 열반에 들어
법을 비방하지도 부처에 대해 논쟁하지도 말지니
이와 같이 행하는 자 삼매 얻으리라.
 
밝은 자 이에 있어 교만심 없고
항상 부처님 은혜와 법사를 생각하여
굳고 청정한 믿음에 머물러 뜻을 움직이지 말지니
이때 이 삼매를 배우게 되리라.
 
마음에 질투심 품지 말고 어두운 생각 멀리하며
의심 일으키지 말고 항상 믿음 가지며
마땅히 정진하며 게으르지 말지니
이와 같이 행하는 자 삼매 얻으리라.
 
이를 배운 비구는 항상 걸식하며
별청을 수락하거나 모임에 가담치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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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착함이 없는 마음으로 쌓아 모으지 말지니
이와 같이 행하는 자 삼매 얻으리라.
 
만약 손수 이 법의 가르침 얻고 지녀
이 경전을 봉행한다면
이미 구족한 뜻 부처님과 같을 것이니
그런 후 이 삼매를 배워 외우라.
 
지극한 덕에 머물러 성실한 믿음 행하며
삼매를 배우고 독송하는 자는
속히 이 여덟 가지 법 얻으니
청정무구는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라.
 
그 청정한 계율 끝까지 다하고
티 없는 삼매로 등견(等見)을 얻어
이와 같은 공(空)으로 생사 맑히니
이 법에 머물러 구족함 얻으리라.
 
지혜는 청정하여 남음이 없고
번뇌 없는 자 또한 집착 없으니
널리 들어 지혜 취하고 황당한 소리 멀리하며
행 얻음이 이와 같으면 현명한 지혜라 하리라.
 
뜻을 정진에 두면 잃는 것 없고
공양의 이익에 탐하지 않으며
속히 위없는 불도 이루어
이와 같은 덕 배우면 현명한 지혜라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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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십팔불공십종력품(十八不共十種力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위에서 설한 여덟 가지를 얻은 자는 다시 부처님의 열여덟 가지 일[十八事]를 얻게 되니, 그 열여덟 가지란 무엇인가? 첫째는 어느 날 부처가 되어 어느 날 열반에 들었는데 처음 부처가 된 날로부터 열반에 드는 날에 이르기까지 부처님은 고난이 없다. 둘째는 허물이 없다. 셋째는 잊어버림이 없다. 넷째는 마음이 항상 고요하지 않을 때가 없다. 다섯째는 결코 법상(法想)을 내어 내 것[我所]이라고 말하지 않는다. 여섯째는 인욕하지 않는 때가 없다. 일곱째는 즐겁지 않은 때가 없다. 여덟째는 정진하지 않는 때가 없다. 아홉째는 생각하지 않는 때가 없다. 열째는 삼매에 들지 않는 때가 없다. 열한째는 알지 못하는 때가 없다. 열두째는 견혜(見慧)4)를 벗어나지 않는 때가 없다. 열셋째는 과거 셀 수 없는 세간사에 대하여 부처님의 걸림 없는 지혜가 멈출 때가 없다. 열넷째는 미래 셀 수 없는 세간사에 대하여 부처님의 걸림 없는 지혜가 멈출 때가 없다. 열다섯째는 지금 현재 시방세계의 무수한 세간사에 대하여 부처님의 걸림 없는 지혜가 멈출 때가 없다. 열여섯째는 몸으로 행동하는 것은 그 근본이 지혜이므로 항상 지혜와 더불어 구족해 있다. 열일곱째는 입으로 말하는 것은 그 근본이 지혜이므로 항상 지혜와 더불어 구족해 있다. 열여덟째는 마음으로 생각하는 것은 그 근본이 지혜이므로 항상 지혜와 더불어 구족해 있다. 이것을 부처님의 열여덟 가지 일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보살이 다시 집착함이 없이 법을 구하여 모두 지킨다면 이 삼매를 배우는 자에게는 열 가지 법호[十法護]가 있다. 열 가지 법호란 무엇인가? 부처님의 열 가지 힘[十種力]이다. 열 가지 힘이란 무엇인가? 첫째는 경계가 있는 것과 경계가 없는 것을 모두 아는 것이다. 둘째는 과거·미래·현재의 본말을 모두 아는 것이다. 셋째는 해탈한 선정의 청정함을 모두 아는 것이다. 넷째는 모든 근기가 정진함에 있어서 제각기 다르게 생각하는 바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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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갖가지 견해들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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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아는 것이다. 다섯째는 여러 가지 믿음을 모두 아는 것이다. 여섯째는 미세한 변화가 일고 있는 무수한 일조차도 모두 아는 것이다. 일곱째는 모든 것을 깨닫고 모든 것을 요달하여 모든 것을 아는 것이다. 여덟째는 눈으로 보는 것을 걸림 없이 모두 아는 것이다. 아홉째는 시작과 끝이 없음을 모두 아는 것이다. 열째는 과거·미래·현재에 모두 평등하므로 집착함이 없는 것이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보살이 생한 바가 없는 이 법을 모두 보호하면 이 보살은 부처님의 열 가지 힘을 얻으리라.”
 
부처님께서 이때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남다른 열여덟 가지 바른 깨달음의 법
열 가지 세존의 힘으로 나타나니
만약 이 삼매를 봉행하면
마침내 멀지 않아 속히 여기에 이르리라.
 
13. 권조품(勸助品)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보살은 네 가지 일[四事]을 지니고 이 삼매에서 환희심을 내야한다. 과거 부처님 때 이 삼매를 가지고 환희심을 내어 이 경을 배운 자 스스로 아뇩다라삼야삼보아유삼불(阿耨多羅三耶三菩阿惟三佛)5)에 이르러 지혜를 모두 구족하게 하였으니, 내가 환희심을 낸 것이 이와 같다.
또한 발타화여, 미래의 모든 부처님도 보살도를 구하는 자가 있으면 이 삼매에서 환희심을 내어 이 삼매를 배우는 자 스스로 아뇩다라삼야삼보아유삼불에 이르러 지혜를 모두 구족하게 할 것이니, 그들 모두 환희심을 내는 것
 
주)-----------------
5) 범어 Anuttrāṃ saṃyak-sam-bodh. vabhisaṃ-buddha의 음역으로 ‘이각무상정등각(已覺無上正等覺)’으로 한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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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와 같을 것이다.
또한 발타화여, 지금 현재 시방의 셀 수 없이 많은 부처님도 과거 보살도를 구할 때 이 삼매에 든 자에게 환희심을 내어 이 삼매를 배우는 자 스스로 아뇩다라삼야삼보아유삼불에 이르러 지혜를 구족하게 하였다.
그들은 모두 환희심을 낸 복으로 시방세계의 인민과 하찮은 벌레에 이르기까지 모두 아뇩다라삼야삼보아유삼불을 얻게 한다. 이 삼매로 환희심을 낸 공덕으로 그들이 속히 이 삼매를 얻게 하고 오래지 않아 아뇩다라삼야삼보아유삼불을 얻게 한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 보살의 공덕은 이 삼매 중에서 네 가지로 환희심을 낸 것이다. 내가 이것에 대하여 약간의 비유로써 설하리라. 사람의 수명이 백 년인데 어떤 사람이 이 땅에 태어나 백 세가 되도록 쉬는 때 없이 온 사방과 상하를 질풍처럼 돌아다녔다고 하자. 어떤가, 발타화여. 그 사람이 다닌 거리를 계산할 자가 있겠느냐?”
발타화가 대답하였다.
“그 거리를 계산할 수 있는 자는 없습니다. 천중천이시여, 오직 부처님의 제자인 사리불과 아유월치(阿惟越致:不退轉)의 보살만이 계산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모든 보살들에게 말하겠다. 만약 선남자 선여인이 이 사방 상하의 모든 국토에 있는 사람들이 움직인 공간을 진귀한 보배로 가득 채워 부처님께 보시하더라도 이 삼매를 듣는 것만 못한다. 만약 어떤 보살이 이 삼매를 듣고 이 네 가지 일 가운데서 환희심을 낸다면 그 복덕은 부처님께 보시하는 것보다 백 배·천 배·만 배·억 배나 된다. 알겠느냐?
발타화여, 보살이 환희심을 내는 그 복이 어찌 많은가? 이로써 마땅히 알라. 보살이 환희심을 내는 그 복은 대단히 존귀하고 크기 때문이다.”
이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이 경의 가르침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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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환희심 가지네.
과거와 미래와
현재의 모든 부처님께서도.
 
공덕행을 권하고 도우며
온 시방을 제도하니
날고 기는 온갖 벌레마저
모두 평등정각 성취하네.
 
비유컨대 사방과 상하
여기저기 온 곳을 두루
인생의 삶 백 년 동안
죽을 때까지 쉼 없이 다녔다 하자.
 
그 거리 계산하려 해도
헤아리기 어려우니
오직 부처님의 제자와
불퇴전의 보살만 안다네.
 
진귀한 보배 가득 채워 보시하여도
이 법 듣는 것만 못하니
네 가지로 권하여 도우면
그 복덕 저 보다 수승하네.
 
발타화여, 또다시
네 가지 환희를 관하여라.
보시한 공덕을 억만 배 할지라도
권유하고 교화함만 못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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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 사자의불품(師子意佛品)
 
부처님께서 이때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먼 옛날 과거세에 아승기겁인 불가계(不可計) 불가수(不可數) 불가량(不可量) 불가극(不可極)의 아승기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사하마제(私訶摩提)6)ㆍ달살아갈ㆍ아라하ㆍ삼야삼불이셨다. 그 위신력은 따를 자가 없고 세간을 안온히 하였으며 경에 있어서도 최고였으니, 천상천하에서 그 이름을 천중천(天中天)이라 하였다. 이 국토 중 광활한 곳에 있는 염부리(閻浮利) 국토는 풍요롭고 백성이 번성하며 즐거움이 가득한 곳이었다. 이때 염부리의 면적은 18만 구리나술(拘利那術)7) 유순(踰旬)이었다. 이때 염부리 내에는 대략 640만의 나라가 있었고 발등가(跋登加)8)라는 큰 나라가 있었으며, 그 나라 안에는 60억 명의 사람이 있었다.
사하마제부처님께서는 이 나라에 계셨다. 또한 전륜성왕(轉輪聖王)이 있었는데 이름은 유사금왕(惟斯芩王)9)이었다. 그는 사하마제부처님 처소로 찾아와 예를 갖추고 한쪽에 앉았다. 이때 사하마제부처님은 바로 그 왕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바를 알고 곧 이 삼매를 설하셨다. 왕은 삼매를 듣고 환희심을 내어 바로 진귀한 보배를 부처님께 올렸고, 그러면서 마음속으로는 이 공덕으로써 시방세계의 인민이 모두 안온해지기를 염원하였다. 때가 되어 사하마제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유사금 전륜성왕도 수명이 다하였고, 후에 환생하여 다시 왕가에 태어나 태자가 되었는데, 그 이름이 범마달(梵摩達)였다.
이때 염부제에 진보(珍寶)라는 고명한 비구가 있었는데, 당시 사부제자인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를 위하여 이 삼매를 설하였다. 범마달 태자는 이 삼매를 듣고 환희심을 내었으며 뛸 듯이 기뻐하면서 이 경을 들었다. 이에 백억의 진보(珍寶)를 비구들 위에 뿌리고, 다시 좋은 의복을 공양하는
 
주)-----------------
6) 범어 Sinhamati의 음역으로 ‘사자의(師子意)’로 한역한다.
7) 구리(拘利, Koti)는 길이의 단위이다.
8) ‘현작(賢作)’으로 한역한다.
9) ‘승유(勝遊)’로 한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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것으로써 발심하여 불도를 구하였다.
그리하여 천여 명과 함께 비구의 처소에 가서 삭발하여 사문이 되었고, 바로 비구의 처소에서 비구들을 따라 이 삼매를 배웠다. 천 명의 비구와 함께 스승을 모시며 8천 년 동안 쉬거나 게으름 없이 한 번도 거스르지 않고 이 삼매를 들었다. 이 비구 무리들도 이 삼매를 듣고 네 가지로 환희심을 내어 고명한 지혜에 들어갔다. 이 환희심을 낸 공덕으로 죽은 후에 다시 6만 8천 부처님을 친견하였다. 곧 한 부처님 한 부처님 처소에서 이 삼매를 듣고 스스로 배우고 다시 다른 사람에게 가르쳤다. 그 사람이 환희심을 낸 공덕으로 그 후에 부처가 되니, 그 명호가 저라유시체(坻羅惟是逮)10)ㆍ달살아갈(怛薩阿竭)ㆍ아라하(阿羅訶)ㆍ삼야삼불(三耶三佛)이었다. 그때 천 명의 비구들도 따라서 아뇩다라삼야삼보아유삼불을 얻었는데 모두 명호를 저라유시체ㆍ달살아갈ㆍ아라하ㆍ삼야삼불이라 하였다. 그들은 이루 헤아릴 수 없는 인민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모두 불도를 구하게 하였다.”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이 삼매를 듣고 환희심을 내지 않는 자 누가 있겠느냐? 배우지 않을 자 누가 있겠느냐? 타인을 위해 설하지 않을 자 누가 있겠느냐? 지키지 않을 자 누가 있겠느냐?”
부처님께서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보살이 있어 이 삼매를 지킨다면 속히 부처가 되리라. 발타화여, 만약 어떤 보살이 40리 밖에서 이 삼매를 지닌 자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면 보살은 이를 듣고 곧 마땅히 그 처소로 찾아가 구해야 한다. 이런 삼매가 있다는 것을 들어 알기만 해도 항상 마땅히 이를 구해야 하는데, 하물며 이를 듣고 배우는 자이겠는가. 혹은 거리가 백 리 혹 멀게는 4천 리가 되더라도 이 삼매를 지닌 자가 있다는 것을 들으면 마땅히 배우기 위해 그 처소로 찾아가야 한다. 들어 알기만 해도 이런데 하물며 이를 듣고 배우는 자이겠는가.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주)-----------------
10) ‘견정진(堅精進)’·‘견고정(堅固精)’으로 한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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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을 떠나 멀리 있더라도 항상 마땅히 찾아가 스스로 구해야 하는데, 하물며 10리 20리의 거리에 삼매를 지니는 자가 있음을 듣고도 찾아가 배우지 않는단 말인가. 발타화여, 만약 어떤 보살이 이 삼매를 듣고서 그 곳에 찾아가 이 삼매를 배우고자 한다면 마땅히 그 스승을 10년이나 백 년 동안 섬기며 빠짐없이 공양해야만 한다. 그 보살을 우러르며 제 맘대로 쓰지 말고 마땅히 그 스승의 가르침에 따라야 하며, 항상 스승의 은혜를 생각해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나는 너희들에게 이렇게 말하리라. 보살은 이 삼매를 가진 자가 4천 리 밖에 있다는 소식을 듣더라도 그곳으로 찾아가야 한다. 내 너희들에게 말하리라. 설사 그 삼매를 듣지 못하더라도 그 사람은 정진행으로 구했기 때문에 끝내 다시는 불도를 잃지 않을 것이며, 자신이 부처가 되리라는 것을 알게 되리라.
발타화여, 보살이 이 삼매를 듣고 일념으로 구하며 떠나지 않는다면 그 이익은 대단히 존귀할 것이다.”
이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생각건대 과거세에 여래가 있었으니
사람 가운데 존귀하여 사하말(私訶末)이라 하였으며
이때에 전륜성왕이 있어
그 부처님께 이르러 삼매 들었네.
 
지극한 마음과 현명한 지혜로 이 경 듣고서
마음에 기쁨 무량하여 법을 받들어 지니고
진귀한 보배를 그 위에 뿌리며
사람 중에 으뜸인 사자의불(師子意佛)께 공양했네.
 
마음으로 이와 같이 염하고 찬탄하되
나의 몸이 미래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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빠짐없이 부처님 가르침 봉행하고
또한 마땅히 이 삼매 체득하리라.
 
이 복덕과 원으로 목숨 마친 후에
곧 다시 제왕가에 환생하여
이때에 존귀한 대비구 친견하니
이름은 진보이고 지혜 넓고 통달하였네.
 
이때 그로부터 이 삼매를 듣고
뛸 듯이 기뻐하며 곧 수지하니
좋은 물건과 천억의 진귀한 보배와
의복으로 공양하니 도를 위함이었네.
 
천 명이 함께 삭발하고
뜻을 세워 삼매를 즐거이 구하며
함께 8천 년을 빠짐없이
항상 비구 따르며 여의지 않았네.
 
한 번 듣고서 다시 들을 필요 없으니
이 삼매 비유컨대 바다 같으며
경전 지니고 외워 설하면
그는 태어나는 곳마다 삼매 들으리라.
 
쌓은 공덕으로 인하여
마땅히 제불의 대신통 친견하니
그는 8만 년 동안 온전히
친견하는 부처님마다 공양하였네.
 
일찍이 6만억 제불 친견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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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위에 다시 6천 세존께 공양하며
설하시는 법 듣고 크게 환희하고는
그 후 사자의불 친견하였네.
 
이 공덕으로 제왕가에 태어나
부처님 친견하니 명호가 견정진(堅精進)이라.
무수한 모든 인민을 교화하여
일체 생사의 번뇌 해탈케 하였네.
 
이 법 배우고 외운 후
곧 또한 부처님 친견하니 명호가 견용(堅勇)이라.
천상 세간에서 그 칭호를 외우면
삼매 소리 듣고 부처 이루리라.
 
어찌 수지하고 외우고 설하는 자이랴.
모든 세계에 집착하는 바 없이
이 삼매 널리 펴서 베푸니
일찍이 불도 의심하거나 잊은 적 없네.
 
이 삼매경은 진실한 부처님 말씀이니
설사 이 경 먼 곳에 있음 들을지라도
불법 위하여 일부러 찾아가 듣고 받아
일심으로 외워서 잊지 말아야 하네.
 
찾아가서 구했지만 듣지 못할지라도
그 공덕과 복은 가히 다함이 없으며
그 공덕의 뜻 헤아릴 수 없으니
어찌 듣고 나서 바로 수지함이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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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이 삼매를 구하기 원한다면
마땅히 옛날의 그 범달(梵達) 생각하라.
배우고 익히며 봉행함을 물러나지 않았으니
마땅히 비구가 경 얻길 이와 같이 해야 하네.
 
15. 지성불품(至誠佛品)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일찍이 헤아릴 수 없는 과거 때에 또한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가 살차나마(薩遮那摩)ㆍ달살아갈ㆍ아라하ㆍ삼야삼불이셨다. 그때 화륜(和輪)이라는 비구가 있었는데, 그 부처님께서 열반에 드신 후 이 비구는 이 삼매를 지니고 있었다. 나는 그때 왕족이었는데, 꿈속에서 이 삼매를 듣고는 꿈에서 깨어나 곧 이 삼매를 지닌 비구를 찾아가선 그를 따라 사문이 되었다. 그렇게 그 비구 곁에서 이 삼매에 대해 한차례 듣고 싶어서 3만 6천 년이나 그 스승을 받들어 모셨지만, 마구니의 일이 자주 일어나 한 차례도 온전히 들을 수 없었다.”
부처님께서 비구·비구니·우바새·우바이에게 말씀하셨다.
“내가 이에 너희들에게 말해주노니, 너희들은 마땅히 빨리 이 삼매를 얻어 잊지 않도록 하라. 그 스승을 잘 섬기며 이 삼매를 지녀야 하니, 1겁 혹은 백겁 혹은 천겁에 이르더라도 게을리 하지 말아서 이 삼매를 얻어야 한다. 훌륭한 선지식을 지켜 떠나지 말며 음식·일용품·의복·침구와 천 만의 진귀한 보배로 스승을 섬겨야 한다. 스승에게 공양하되 아깝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만약 가진 것이 없다면 걸식을 해서라도 스승에게 공양하며 삼매를 얻으려고 해야지 싫증내서는 안 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어떻게 공양해야 하는지는 어떤 말로도 부족할 뿐이다. 항상 마땅히 자신의 몸을 베어서라도 훌륭한 선지식께 공양해야 한다. 항상 몸까지도 아끼지 않는데 하물며 다른 것이야 말해 뭣하겠는가. 마땅히 훌륭한 스승 섬기기를 종이 주인을 섬기듯이 해야 한다. 이 삼매를 구하는 자는 이를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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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매를 얻고 나서는 마땅히 굳게 지니며 항상 스승의 은혜를 생각해야만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이 삼매는 만나기 어려우니, 가령 이 삼매 구하기를 백억 겁에 이르도록 하여도 그 명성조차 알려지지 못하는데, 하물며 배우고 더욱이 행하여 남에게 가르쳐 주는 것이겠느냐. 가령 항하의 모래알과 같이 많은 불찰에 진보를 채워 보시한다면 그 복덕이 많지 않겠느냐? 하지만 그것은 이 삼매를 쓰고 경을 지니는 것만 못하니, 그 복은 지극하여 가히 헤아릴 수도 없다.”
이때 부처님께서 게송으로 말씀하셨다.
 
내 스스로 과거세를 생각해 보니
그 햇수 꼬박 6만 년 동안이네
항상 법사를 따르며 떠나지 않았으나
처음에는 이 삼매 듣지 못했네.
 
기지성(其至誠)11)이란 명호의 부처님 계실 때
그때 화륜이라는 비구를 알았는데
그 부처님 세존 열반에 드신 후
비구는 항상 이 삼매에 들었네.
 
나는 그때 왕의 종족으로
꿈속에서 이 삼매에 대해 들었네.
화륜비구가 이 경을 지니니
왕은 그를 따라 이 삼매 수지하라.
 
꿈에서 깨어나 곧 구하러 찾아가
이 삼매를 지닌 비구를 보자마자
 
주)-----------------
11) 살차나마(薩遮那摩)의 한역으로 ‘구지성(具至誠)’이라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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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삭발하고 사문이 되어
한 번이라도 들으려고 8천 년을 배웠네.
 
그 햇수 8만 년을 채우도록
그 비구를 공양하며 섬겼으나
마장(魔障)이 자주 일어나
온전히 한차례를 들을 수 없었네.
 
이런 까닭에 비구·비구니와
청신사·청신녀여
이 경법 지니라고 너희들에게 부촉하노니
이 삼매 듣거든 속히 받아 행하여라.
 
익히고 지닌 그 법사 항상 공경하며
일 겁을 지나더라도 게을리 말며
도를 위해 천억 겁도 힘들다 여기지 않으면
마땅히 이 삼매 듣게 되리라.
 
천억이나 되는 의복과 침구을
비구는 집집이 걸식 행하여
이로써 법사를 공양할지니
이와 같이 정진하면 삼매 얻으리라.
 
마땅히 얻어야 할 등불과 음식
금은 진보로 공양 갖추며
자신의 몸이라도 베어 공양해야 하는데
공양함에 있어 하물며 음식이랴.
 
현명한 이 법 얻으면 속히 지녀 행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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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전을 배우면 몇 번이라도 반복하니
만나기 어려운 이 삼매는
억 겁으로 늘 마땅히 구해야 하네.
 
여러 곳을 떠돌다 이 법 들으면
배우는 이들에게 널리 알려야 하니
가령 천억 겁을 지난다 해도
이 삼매는 구하여도 듣기 어렵네.
 
설령 항하의 모래알처럼 많은 세계
그 안에 가득 찬 진귀한 보배 보시할지라도
만약 이 한 게송 받아 설한다면
공경하고 외운 공덕 그보다 뛰어나네.
 
16. 불인품(佛印品)
부처님께서 이에 발타화에게 말씀하셨다.
“만약 어떤 보살이 이 삼매를 듣는다면 마땅히 환희심을 내야하고 마땅히 배워야한다. 배운 자는 부처님의 위신력을 지니고 다른 이도 배우게 해야 하며, 이 삼매를 흰 비단에 쓰는 것을 좋아해야 하며, 불인(佛印)1)을 얻어 불인(佛印)을 잘 공양해야 한다. 무엇을 불인이라 하는가? 알음알이를 행함이 없고, 탐착함이 없고, 구함이 없고, 생각함이 없고, 집착함이 없고, 원함이 없고, 태어나기를 바람이 없고, 맘에 듦이 없고, 생함이 없고, 소유함이 없고, 취함이 없고, 되돌아봄이 없고, 가고 옴이 없고, 장애됨이 없고, 소유함이 없고, 맺음이 없는 것이다. 소유가 다하고 욕망이 다하며, 비롯한 생이 없고 사라질 것도 없으며, 파괴될 것도 없고 패할 것도 없으니, 도의 핵심과 도의 근본이 이 인(印) 가운데 있다. 아라한과 벽지불도 이를 파괴하지 못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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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 손상시키지 못하고 흠을 내지 못하는데도 어리석은 자는 이 인을 의심하니, 이 인을 곧 불인(佛印)이라 한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지금 내가 이 삼매를 설하는 이 순간 8천 백억의 모든 하늘·아수륜·귀신·용·인민이 모두 수다원도(須陀洹道)를 얻고, 8백의 비구가 모두 아라한도를 얻고, 5백의 비구니도 모두 아라한도를 얻고, 만 명의 보살이 이 삼매를 얻어 모두 생한 곳이 없는 법의 즐거움을 얻고는 이 가운데 서며, 만 2천 보살이 또한 돌아가지 않게 되었다.”
다시 부처님께서 사리불·장로 목건련·아난 비구·발타화보살·나린나갈보살·교일도보살·나라달보살·수심보살·마하수살화보살·인저달보살·화륜조보살에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루 헤아릴 수 없는 겁부터 불도를 구해 지금에 이르러 부처가 되었다. 이 경을 너희들에게 부촉하니, 배우고 독송하고 지니며 지켜 잊지 말라. 발타화보살이여, 이 삼매를 배우는 이가 있다면 마땅히 구족하게 자세히 배우게 해야 한다. 들으려고 원하는 이에게는 마땅히 자세히 듣게 하여라. 타인을 위해 설하는 이는 마땅히 빠짐없이 설해야 할 것이다.”
부처님께서 경을 다 설하여 마치자 발타화보살 등과 사리불·장로 목건련·비구 아난 등과 여러 하늘·아수륜·용·귀신·인민이 모두 크게 환희하면서 부처님께 나아가 예배하고 물러갔다.
 
각주)-----------------
인(印)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는 뜻으로, 모든 법의 실상은 결코 변하지 않기 때문에 불인(佛印)이라 한다.
 
 
 
출처:한글대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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