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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단계, 회향기도 - 윤영해 교수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12-06-22 (금) 17:07 조회 : 2264

회향기도, 끝 아니라 공덕 돌리는 수행

기도수행의 과정 중에서 불교를 불교답게 하는 가장 멋진 수행이 회향기도 수행이다. 일반적으로 회향기도라고 하면 기도를 마친다는 뜻으로 알기 쉽다. 그러나 회향한다는 말은 마친다는 뜻이 아니다. 회향이란 방향의 전환을 의미한다. 회향은 회전취향(廻轉趣向)의 줄임말로 ‘자기가 닦은 선근공덕(善根功德)을 다른 이를 향하여 돌린다’는 뜻이다. 기도하는 동안에 스스로 쌓은 선한 공(功)과 수행의 덕(德)을 다른 사람들에게 돌려 베푸는 것이 회향이다. 우리의 삶은 언제나 이기심으로 가득 차 자신을 지향한다. 회향기도의 수행이란 ‘이를 전환(廻)하여’ 나와 남이 함께 행복하고자 ‘세상을 지향한다(向)’는 뜻이다.

대승의장(大乘義章)은 일종의 불교 백과사전으로 중국의 혜원(慧遠 : 523∼592)스님이 쓴 책인데, 여기서 회향이 지향해야 할 곳이 세 가지(회(廻向三處)로 제시된다. 첫째는 중생회향으로서 나의 모든 공덕을 회향할 곳은 불행하고 가엾은 사람들이다. 예컨대 내가 열심히 노력해서 번 돈이지만 나의 풍요와 편의를 위해 쓰지 않고 세상의 불행하고 가엾은 중생들의 안락을 위해 돌려주는 것이 중생회향이다. 둘째는 보리회향으로서 기도수행으로 쌓인 모든 공덕(功德)을 회향할 곳은 깨달음이다. 내 수행의 공덕을 온 세상 모든 중생들이 깨달음을 성취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돌려주는 것이 보리회향이다. 셋째는 실제(實際)회향으로서 내가 가진 모든 공덕을 회향할 곳은 다름 아닌 진리이다. 실제란 진여의 실상(實相), 진실의 이법(理法), 무위(無爲)의 열반 등으로 다양하게 표현된다. 이런 다양한 표현들을 하나로 묶으면 진리가 된다. 다시 말하자면 자신이 쌓은 모든 공덕을 진리의 온전한 구현을 위해 돌리는 것이 실제회향이다.

회향기도란 기도를 마치는 것이 아니라 기도가 끝날 때 그간 쌓은 모든 공덕을 중생과, 깨달음과, 진리를 향해 바치겠노라는 맹세인 셈이다. 이처럼 축원기도, 참회기도, 서원기도, 실상기도를 거쳐 회향기도까지 기도수행을 반복하면 할수록, 우리는 갈등과 고통의 이기심에서 떠나 지혜와 자비의 화신인 불보살을 닮아 갈 것이다. 

기도의 근본함의인 소원성취란 이러한 수행의 종합적 결과다. 불교의 기도수행은 우리를 겸허한 인격을 통한 마음의 위안, 참회를 통한 마음의 평정, 업장소멸을 통한 자신감, 서원을 통한 자기고양(高揚)으로 이끈다. 기도수행은 거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지혜의 성취와 이타적 자비행의 실천으로써 우리를 행복감으로 인도한다. 이러한 행복감의 완성이 다름 아닌 소원성취다. 마음의 행복보다 더한 불보살의 가피와 기적이 무엇이겠는가. 기도수행에 의한 가피와 기적은 이처럼 타력만도 아니고 자력만도 아니다. 지혜와 자비, 믿음과 실천이라는 안팎의 호응이다.

기도수행의 모든 과정 중에서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간절함과 집중력이다. 끊임없이 끼어드는 잡념을 떨치고 지금 진행하는 그 순간의 수행에 간절한 마음으로 집중해야 한다. 그럴 때 모든 갈등이 삭으며 기도삼매의 법열(法悅)을 느낄 수 있다.

기도수행을 방편이라는 개념으로 그 정체성을 하시(下視)해서는 안 된다. 한국의 엘리트 불자들이 집중하는 선정과 지혜의 수행은 오로지 매진(專修)할 때만 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전문수행 방법이다. 반면에 기도수행은 일시적인 실천이 가능하며, 초심불자들도 큰 어려움 없이 실천할 수 있으며, 누구나 쉽게 그 결과를 얻을 수 있는 더없이 훌륭한 수행법이다.

윤영해/ 동국대 불교문화대학 불교학과 교수

출처: [불교신문 238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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