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중탱화는 신장탱화라고도 하는데, 불사리를 모신 적멸보궁같은 경우 후불탱화나 불상을 모시지 않더라도 신중탱화만은 측면벽에 봉안하는 사례를 볼 수 있습니다. 이처럼 신중단을 부처님 곁에 모시고 의식을 행하는것은 신중들이 부처님의 퇴공을 받으며 불법을 수호하겠다는 서원을 세웠기 때문입입니다.
신중은 처음, 인도의 재래신이었는데 불교에 수용되어 외호신의 역할을 해 왔으며, 대승불교에 와서 그 비중이 커지면서 호법의 기능이 강화되어 차츰 개인의 재난이나 위험까지도 막아주는 수호신으로서 독립된 형태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신중탱화는 주로 위타천, 위태천신이라고 불리우는 동진보살을 주존으로 하여 그려지지만 104위 신중탱화와 같이 규모가 큰 탱화는 예적금강이나 마혜수라천왕을 주존으로 하여 많이 조성됩니다.
신중탱화에 나타나는 권속들을 도상으로 살펴보면 먼저 예적금강은 여래의 화신이라 해서 탱화의 맨 윗부분에 배치되는데, 삼면의 얼굴에 각기 세 개씩의 눈을 가졌고 팔이 여덟 개이며 손에는 금강저나 칼과 같은 무기를 들고 있습니다. 또 독사를 팔과 몸에 감기도 하고 광배대신 화염으로 몸을 감싸 아주 엄한 상으로 표현됩니다(일본밀교에서는 부동명왕이라하여 대일여래의 화신으로 분노한 모습으로 잘 그려짐). 그리고 동진보살은 날개달린 투구를 쓰고 기다란 금강저를 지니고 있는데, 측면 상을 그릴 경우에는 얼굴을 불단 쪽으로 향하게 그리는 것이 원칙입니다.
또 탱화의 상단 좌측에는 대범천왕과 마혜수라천왕을 나타내고 우측에는 제석천왕과 자미대제를 그리는데 모두 광배를 두르고 있으며 그중 자미대제는 왕관을 쓴 성군으로 표현합니다. 그리고 대범, 제석, 마혜수라 천왕은 모두 보살상의 모습으로 나타내며 특히 마혜수라천왕은 삼목팔비의 형상으로 손에 해와 달 그리고 연꽃과 무기들을 지물로 갖는데 삼목만 그리고 팔비를 생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외에 사천왕과 팔금강, 팔부중도 신중탱화의 권속으로 등장하며 팔부중 가운데 아수라왕은 양손에 해와 달을 들고 있고, 금시조라 부르는 가루라왕은 독수리의 머리에 용을 쪼아먹거나 움켜잡은 모습으로 묘사되며, 마후라 왕은 머리위에 뱀을 올려 놓은 모습입니다. 또한 긴나라왕은 정수리에 한개의 뿔이 돋아나 있습니다.
또 호계대신, 복덕대신, 가람신, 도량신과 같이 수행자를 지켜주는 선신들이 많이 등장하고, 오방색인 청,적,황,백,흑의 목편이 담긴 통을 들고 있는 염마라왕, 또한 칠성이나 28숙, 일월천자와 같은 도교의 신들도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와같이 신중탱화는 104위의 신중과 악기를 연주하는 주악천들까지 좌우로 배치하여 무척 복잡한 구도로 그려지는 그림에서부터 동진보살 한분이나 제석천왕 호계대신, 복덕대신만 그린 간단한 탱화까지 그 크기나 형태가 그린 사람에 따라 다양하게 조영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