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도(薦度)는 인연을 편안하게 만드는 것
오늘부터 우란분절 49일 지장천도기도를 시작합니다. 흔히 “백중기도는 은혜를 아는 기도, 은혜를 갚는 기도, 인연을 편안하게 만드는 기도”라고 합니다. 백중기도는 죽은 망자만을 위한 기도가 아니라 망자와 생자를 함께 행복한 기도가 백중기도입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눈에 보이지 않는 거미줄과 같은 인연 속에서 씨줄과 날줄처럼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우리의 삶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한 것(前因)에 의하여 미래의 삶(後果)이 연결됩니다. 윤회의 주체는 업식(業識)으로 우리는 이것을 아뢰야식이라고 합니다. 아뢰야식은 생명을 존재하게 만드는 근본 식으로 가지가지 경계를 접하여 가지가지의 정보를 수집하여 저장했다가 인연을 만나면 가지가지의 현상을 만들어 냅니다. 업력의 경중에 의하여 미래의 방향이 결정되므로 지금 하고 있는 행동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런데 우리들이 업을 지어서 받는 것은 세 가지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무거운 것을 먼저 받고, 습관된 것이 먼저 나타나며, 기억된 것이 나타난다”고 합니다.
문(問)이라. “윤회의 주체가 업식(業識)이고 그 업식은 자업자득(自業自得)한다고 하였는데 어떻게 천도가 이루어질 수 있습니까?”답(答)이라. “불보살님의 원력(願力)에 의지하여 업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우리는 이러한 행위에 의하여 살아생전의 업력으로 고통스러운 삶을 살게 될 생명을 보다 편안한 곳으로 인도하는데 이것이 천도입니다. 비록 중생의 삶이 자업자득이어서 스스로의 업력에 의하여 고통을 받지만 불보살님께서 세우신 중생구제의 대비력원(大悲願力)에 의하여 천도가 가능하게 됩니다.
불교에서 말하는 해탈이나 천도는 자력(自力)과 타력(他力)의 힘에 의하여 완성됩니다. 특히 천도는 불보살님의 대비 원력과 당사자의 정성과 회심(迴心)에 의하여 좀 더 나은 삶으로 전환되는 것입니다. 여기에 인연자의 정성과 노력이 요청된다고 할 수 있는데 고통을 받는 망자는 항상 이승의 인연자가 구원의 손길로 천도해주기를 갈망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그런 조상이나 인연자가 있는 사람은 악몽을 꾸거나 하는 일에 장애를 받는 등 여러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래서 그분들을 천도하여 좀 더 나은 세상으로 인도되도록 천도의식을 베풀면 죽은 망자는 물론이며 본인에게도 큰 공덕이 되어 좋은 영향을 받게 됩니다. 지장경에서도 꿈에 가지가지 형상이 나타나면 이것은 전생과 관련이 있다고 하는데 이때 지장경을 독송하거나 천도를 베풀면 해탈을 얻게 된다고 하였습니다.
우리는 수많은 생을 통하여 얼마나 많이 태어났으며, 얼마나 많은 고통을 받았으며, 얼마나 많이 죽었을까요? 아무것도 모른 체 정신없이 끝없이 유전하고 윤회하는 것, 이것이 바로 윤회입니다. 이에 반하여 해탈은 끝없는 업에 속박된 윤회의 고리를 끊는 것인데 극락세계는 아미타부처님의 원력으로 중생들이 윤회를 끊을 수 있는 가장 쉽고 편한 곳입니다.
힘을 얻는 곳이 힘을 더는 곳입니다.(得力處가 省力處) 원이 깊어지면 업의 힘이 약해집니다.(願深業薄) 스스로 할 수 있는 힘을 얻을 때 까지는 계속하여 노력해야 합니다. 어느 순간 힘이 들지 않고 쉽게 되는 것을 느끼는 순간이 오게 되는데 이곳이 바로 생력처(省力處)이며 힘을 덜 써도 쉽게 이루어지는 단계입니다. 원이 깊어지면 깊어질수록 업이 지배하는 힘이 점점 약해지기 마련입니다.
천도의 자기 마음부터 편안하게 만드는 것에서 시작됩니다. 내가 편안해져야 인연자도 편안해지기 때문입니다. 먼저 가신 조상님이나 현생의 모든 인연자들이 망념에서 일어난 미련과 집착, 불평과 불만, 미움과 갚음의 마음이 줄어들고 근심과 걱정, 고통과 두려움이 없어져서 행복하고 지혜롭기를 발원합니다. 이것이 백중 천도기도입니다.
기록적인 강우로 인하여 안타깝게도 전국에서 많은 수재민(水災民)들이 발생하였습니다. 불자는 이웃의 고난을 외면하지 않고 더불어 행복한 세상을 만들어가는 바라밀의 실천자입니다. 하루 빨리 재난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십시일반의 마음으로 동참합시다. 장마가 지나면 또 폭염(暴炎)이 이어지겠지요. 백련사 불자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여름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 마하반야바라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