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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률이상(經律異相) 제 11 권~ 20권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12-06-10 (일) 21:44 조회 : 2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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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률이상(經律異相) 제 11 권~ 20권

경률이상 제 11 권

양 사문 승민·보창 등 편집

5. 보살들 ④

3) 근기를 따라 몸을 나투는 보살 ②

(1) 전세에는 네 신선의 시중을 들었고 후세에는 국왕이 되다

"아주 오랜 옛날 수없는 겁 때에 다섯 신선이 산 속의 늪에서 살고 있었다. 그 가운데 네 사람은 주인 노릇을 하였고, 나머지 한 사람이 공양을 대며 받들어 섬기고 있었는데, 늘 뜻을 어기는 일이 없이 열매를 따고 물을 길러서 때맞춰 공양을 바치곤 하였다. 하루는 열매를 따고 물을 길러 먼 곳으로 나갔는데, 잠시 게으름이 나서 잠을 자는 바람에 때를 맞춰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다. 해가 벌써 한낮이 지나도록 네 사람이 밥을 먹지 못한지라 원한을 품고서 '흉주(凶呪)나 되어라' 하였다. 시자(侍者)가 그것을 듣고 자리에서 물러나 나무 아래 앉아서 자신을 책망하며 생각을 하였다.

'시중 드느라 기껏 오래도록 수고를 하여 놓고, 이제 와서 네 분 신선의 공양 때를 맞추어 드리지 못했구나. 이미 도의 가르침을 잃었으니 4등(等 : 四無量心)을 따르지 못하겠구나.'

이렇게 한탄하다가 마침내 죽어 버렸다. 그의 발에는 언제나 7보(寶)로 된 나막신을 신고 있었는데 발돋움하면서 앉느라고 보배 신이 물에 떨어지면서 그만 한 짝이 빠져 버렸다. 목숨이 다한 뒤에는 바로 외도(外道)에게 태어나서 흉주(凶呪)의 아들이 되었다. 나이 여남은 살이 되어 어느 날 같은 또래들과 어울려 길가에서 놀고 있었는데, 그 때에 어떤 범지가 우연히 노는 아이들을 보게 되었다. 많은 사람들을 두루 관찰하다가 흉주의 아들을 보았더니, 특히 귀한 상을 지녀서 왕이 될 만하여 보였다. 얼굴 모습이 자못 기이하여 사람 중에서 으뜸이었는지라 범지는 명령하였다.

'너는 왕의 관상을 지녔느니라. 여러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놀다니 마땅치 않은 일이다.'

동자는 대답하였다.

'나는 흉주의 아들입니다. 제가 어떻게 왕의 관상을 가질 수가 있겠습니까?'

범지는 또 말하였다.

'나의 경전대로라면 거동과 형체가 예언서[讖書]와 부합되어야 한다. 그런데 너야말로 거기에 딱 맞는구나. 이 나라 왕이 돌아가시면 반드시 너에게 왕위를 물려줄 것이다.'

동자는 말하였다.

'만일 당신의 신표대로 된다면, 장차 이 중한 은혜를 잊지 않고 기억하고 있겠습니다.'

범지는 이 말을 마치고 곧 도망치듯 떠나가서 다른 나라를 돌아다녔다. 뒷날 얼마 되지 않아서 왕이 돌아가셨으나 후사가 끊어졌는지라, 어진 선비를 찾아 청하여 나라의 혈통을 잇게 하려고 사자(使者)들을 사방으로 보냈다. 사자가 멀리서 이 아이를 보았더니 이인(異人)의 자태가 있는지라, 곧 사람들을 시켜 돌아가서 여러 신하들에게 알리도록 하였다. 군신들은 곧 법가(法駕)를 차리고 찾아와서 받들어 이 사람을 영접하였으니 군신 백관이 기뻐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향을 푼 목욕물로 씻고 오시(五時) 조복(朝服)에 보배 관을 쓰고 칼을 차고서 즉위하여 궁전 안에 살게 되었다. 그가 왕이 되고 나니 나라 안팎이 두루 편안하였으므로 백성들은 다 뛸 듯이 기뻐하였다. 때에 범지는 우러러 천문(天文)을 쳐다보고 아래로 지리(地理)를 살펴보다가 그가 이미 후사로 옹립되었음을 알고 곧 궁문으로 나아가 왕 뵙기를 청하였다. 범지는 점친 것을 고마워하면서 주원(呪願)하였다.

'맹세한 대로 잘 살펴주옵소서.'

왕은 말하였다.

'진정이었습니다. 바라시는 대로 다 해 드리겠습니다.'

범지는 대답하였다.

'저는 두 가지 소원이 있을 뿐입니다. 첫째는 음식과 거동, 의복과 눕고 일어남에서 왕과 똑같이 하여 주십시오. 둘째는 국사에 참여하여 의논하고 결단할 때에는 저와 뜻을 같이할 것이요 혼자 마음대로 하지 마실 것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좋습니다.'

왕은 바른 법으로 정치를 하면서 만 백성들에게 그릇되게 하는 일이 없었지만, 범지가 교만을 부리어 방자하게 굴면서 중신들을 업신여겼다. 뭇 신하들은 원망하며 분하게 여겨 다 함께 나와 간하였다.

'왕의 지위는 높고 높사옵니다마는 마땅히 나라의 신하들인 우리 늙은이들을 조의(朝議)에 참여 시켜야 할 것입니다. 거지를 지나치게 믿어서 마침내 방자하게도 여러 직책들을 업신여기게 하시니, 이웃 나라에서 이를 들으면 비웃음거리가 되어서 외적의 난리를 이르게 할 것입니다.'

왕은 말하였다.

'나는 그와 더불어 서약을 하였는데, 어찌 그것을 폐할 수가 있겠느냐?'

신하들은 간하기를 그치지 않았다.

'왕께서 식사하실 적에 그와 함께하지 말아 보십시오. 만약 그렇게 하면 반드시 고쳐질 것입니다.'

왕은 마침내 옳다고 여기고서 범지가 나가는 것을 엿보아 그보다 먼저 먹어 치웠다. 범지는 성이 나서 말하였다.

'본래 언약이 있었는데 어떻게 혼자만 먼저 밥을 먹는 거요?'

그리고 욕설을 하면서 야단을 했다.

'에끼, 이 흉주(凶呪)의 자식놈아!'

범지에게 양식만 주어 내쫓으며 나라에서 나가게 하였다. 범지는 혼자서 먼 길을 걸으며 추위와 더위에 시달려서 몹시 지치고 야윈 채 다른 나라 땅에 이르렀다. 그곳에서 옛날에 친하게 지내던 사이인 다른 한 범지의 집에 나아갔다. 그 범지가 물었다.

'그대는 어디에서 오는 길인가? 이전에 익힌 바의 업은 무엇인가? 또 기억할 수 있는 경전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범지가 대답하였다.

'나는 먼 곳에서 오면서 굶주림과 추위에 시달리느라 익히고 외웠던 것들을 모두 잊어버렸소.'

범지는 생각하였다.

'이 사람은 할 수 있는 일이 없구나. 농사나 짓게 해야겠다.'

곧 사내종 하나와 쟁기와 소와 농기구들을 내주었다. 범지는 논밭을 갈아 씨를 뿌리면서 종을 몹시 심하게 부렸다. 땅을 편편하게 고르라고 가혹하게 일을 시키는가 하면 동서로 분주히 뛰어다니게 하니, 종은 도무지 편안할 틈이 없었다. 그래서 종은 그냥 물에 빠져 자살이나 해 버려야겠다 생각하고 물가에 가 이르렀는데 거기서 7보로 된 나막신 한 짝을 얻게 되었다. 종은 마음속으로 혼자서 생각하였다.

'범지가 나를 고생스럽게 일을 시키고 못 살게 구는 것은 괘씸하기 짝이 없지만, 어차피 내가 받들어 섬겨야 할 사람이다. 이 나막신을 그에게 바치면 너그럽게 용서를 해 줄 것이다.'

종이 이내 신을 가지고 돌아가 그에게 바치자 범지는 기뻐하면서 생각하였다.

'이 7보의 신이야말로 그 값을 따지기 어려울 만큼 귀한 것이다. 내가 왕의 뜻을 어겼으니, 이 신을 그에게 바치면 허물이 풀릴 수 있으리라.'

바로 왕의 나라로 돌아가 나막신을 왕에게 올리면서 예전의 허물과 죄를 깊이 뉘우쳤다.

'제발 용서하여 주시옵소서.'

왕은 말하였다.

'좋습니다.'

왕은 그 자리에서 범지를 휘장 안으로 들이고 자리를 끌어다 앉혀 놓았다. 그리고 여러 신하들을 모아서 조칙을 내렸다.

'경(卿)들은 예전의 그 범지를 보았는가?'

대답하였다.

'보지 못하였나이다.'

왕은 말하였다.

'만일 본다고 하면 어떻게 하겠는가?'

모두가 말하였다.

'5독(毒)으로써 다스려야 하나이다.'

왕은 보배 신을 꺼내어서 여러 신하들에게 보이면서 범지를 나오게 하여 신하들과 만나게 하였다.

'이 기이한 보배를 받고 다 함께 용서하여 주자.'

여러 신하들은 여쭈었다.

'이 범지의 죄야말로 산과 같고 바다와도 같거늘, 신 한 짝을 바친다 하여 어떻게 그 허물을 가려줄 수 있겠습니까? 만약 한 켤레를 얻게 된다면야 죄를 없앨 수도 있겠습니다.'

왕은 또 그 말이 옳다고 여기며 거듭 범지를 내쫓으면서 다시 한 짝을 마저 구해 오도록 하였다. 범지는 괴로워하면서 옛 주인에게로 돌아가서 그 종에게 물었다.

'너는 전에 그 보배 신을 본래 어디에서 얻었더냐?'

종은 같이 가서 신 얻었던 곳을 보여 주었다. 물가에 이르러 주위를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나머지 한 짝이 있는 곳을 알 수가 없었다. 종은 그를 버리고 떠나가 버렸고, 범지는 혼자서 생각하였다.

'이 신은 반드시 상류(上流)에서 흘러내려 온 것이리라.'

곧 흐름을 거슬러서 올라가다가 큰 연꽃이 물결에 돌아 흘러서 고기 입 안으로 들어가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그 연꽃에는 천 여 개의 잎사귀가 있었으므로 범지는 속으로 생각하였다.

'비록 신을 얻지는 못했지만 이 연꽃을 올려서 행여라도 허물이 풀린다면 예전의 총애를 회복할 수도 있으리라."

다시 꽃을 붙잡다가 네 명의 신선이 나무 아래 앉아 있는 모습을 보았다. 신선이 말하였다.

'그대는 어디서 왔는가?'

대답하였다.

'저는 왕의 마음을 잃고 신 한 짝을 바치기는 하였으나 완전히 허물이 풀리지 않았으므로, 강의 흐름을 거슬러 올라오면서 나머지 한 짝을 찾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찾지는 못하였습니다.'

신선은 말하였다.

'그대는 배우는 사람인지라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알아야 하느니라. 그 국왕은 바로 우리의 제자이다. 모시되 사랑과 공경으로써 하고 식사를 같이하되 무릎을 꿇고 앉음이 옳은 일이거늘, 어떻게 하루아침에 그를 흉주의 아들이라 욕하였던가? 그 죄는 죽여 마땅찮은 것이로되 이제 그 죄를 묻지는 않으리라.'

신선이 나무 아래를 가리키면서 말했다.

'왕의 옛 몸은 우리의 시자였었느니라. 다리를 들고서 죽었는지라 보배 신이 물에 떨어졌지마는 한 짝은 발에 아직 신겨져 있느니라.'

범지는 신을 받아 들고 머리 조아려 사죄하고 본국으로 돌아가서는 그 신을 왕에게 올렸다. 왕은 기뻐하였고 대신들의 마음도 풀려서 그 총애 받던 지위가 회복되었다."

부처님께서 말씀하셨다.

"왕은 바로 지금의 내 몸이니라. 네 분의 신선은 바로 구류진불(拘留秦佛)과 구나함모니불(拘那含牟尼佛)과 가섭불(迦葉佛)과 미륵불(彌勒佛)이시며, 그 범지는 바로 지금의 조달(調達)이니라."[『오선인경(五仙人經)』에 나온다.]

(2) 형제의 몸이 되었으나 뜻이 같지 않았기 때문에 행(行)을 세움에는 서

로가 사뭇 달랐다

"옛날에 보살인 형제 두 사람이 저마다 나라의 재화를 가지고 함께 벌거숭이 나라[裸鄕]로 가고 있었는데, 아우가 말하였다.

'이 나라에 들어가면 이곳의 풍속에 따라 나아가거나 물러나면서 행동을 합시다. 부드러운 마음과 공손한 말로써 총명을 숨기고 어리석은 이를 벗하여야 할 것입니다.'

형이 말하였다.

'예(禮)는 이지러뜨릴 수 없고 덕(德)은 물리칠 수 없거늘, 어찌 벌거숭이 형상으로 나의 옛 모습을 무너뜨릴 수 있으리요?'

아우가 말하였다.

'선성(先聖)의 행적이란 몸은 죽었으되 행은 죽은 것이 아닙니다. 시대를 좇아서 처음으로 기찰하여 보는 것 또한 권도(權道)를 찬탄하는 방법 중의 큰 것입니다.'

마침내 함께 거기로 가서는 형이 말하였다.

'네가 먼저 들어가 그 득실(得失)을 살펴보고서 곧 심부름꾼을 시켜 진실을 고하도록 하라.'

아우가 대답하였다.

'그렇게 하겠습니다.'

10여 일 만에 심부름꾼이 돌아와서 알리자 형은 말하였다.

'틀림없이 속된 거동을 따랐겠구나.'

형은 발끈하여 말하였다.

'어진 것을 풀어 버리고 짐승 짓을 따르는 것을 어찌 군자(君子)의 행이라 하겠느냐? 아우는 그렇게 할지 몰라도 나는 그렇게 못하겠다.'

그 나라 풍속에는 매월 그믐과 15일 밤에는 빙빙 돌며 노는 것을 즐거움으로 삼는다. 삼씨로 짠 기름을 머리에 바르고 흰 흙을 몸에 칠하며 여러 가지 뼈를 목에 감고서 두 개의 돌을 서로 두드리면서 남자 여자가 서로 손을 이끌고 슬슬 돌아다니며 노래하고 춤을 춘다. 보살도 그 풍습을 따르니 나라 사람들이 기뻐하며 칭찬하였다. 왕은 어여삐 여기었고 백성들은 공경하면서 손님과 임금이 모두 재화를 취하고 열 갑절이나 더 품삯을 주며 부렸다. 그런데 형이 수레를 타고 나라로 들어와서는 엄한 법도로만 말을 하니 바로 민심을 거스르게 되었다. 왕은 분을 내고 백성들은 업신여기어서 재물을 빼앗고 꾸짖으면서 때렸는데, 아우가 빌어서야 겨우 석방이 될 수 있었다. 그리하여 함께 본국으로 돌아가게 되었는데 아우를 전송하는 사람이 길을 덮어 가릴 지경이었지만, 형은 욕을 하는 사람이 많아 귀가 따가울 지경이었다. 형은 부끄러워서 성을 내며 말하였다.

'저들이 너와는 어째서 친하며, 나와는 어째서 원수이냐? 너에게는 주면서 나에게서는 빼앗으니, 어찌 중상모략이 아니겠느냐?'

형은 아우에게 맹서를 하며 말하였다.

'나는 지금으로부터 이 뒤의 세상마다 너를 괴롭히면서 끝내 용서하지 않으리라.'

보살은 슬퍼서 눈물을 흘리면서 서원하였다.

'저로 하여금 세상마다 부처님을 만나고 법을 뵈오며, 사문을 친히 받들게 하옵소서. 네 가지 은혜[四恩]가 널리 덮여서 중생들을 제도하며 형을 받들기를 제 몸처럼 하겠다는 이 서약을 어기지 않게 하소서.'

이로부터 그 뒤로는 형은 번번이 아우를 이겨내려 하는데도 아우는 언제나 그를 구제하였다."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그 때의 아우는 바로 지금의 내 몸이며, 형은 바로 지금의 조달이니라."[『공작왕경(孔雀王經)』에 나오며, 또 『무극집경(無極集經)』 제5권에도 나온다.]

...

첨부 파일에 계속 됩니다.

출처:동국역경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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