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엄경탐현기(華嚴經探玄記) 20권 중 제 6권
화엄경탐현기 제6권
법장(法藏) 지음
김호성 번역
15. 불승야마천궁자재품(佛昇夜摩天宮自在品)
첫째, 이름을 해석함[釋名]이니 여기에 둘이 있다. 첫째는 모임의 이름[會名]이니 처소를 기준으로 하면 야마천회(夜摩天會)라 이름하고 법을 기준으로 하면 10행회(行會)라고 이름하니, 이1)에 준하여 해석하면 알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품의 이름[品名]이다. 부처님은 교화의 주체이시니, 체(體)에 의지하여 작용[用]을 일으키고 중생[機]에게로 나아가므로 ‘오른다[昇]’라고 한 것이다. 감응하는 곳은 어디인가? 이른바 야마이다. 야마는 갖추어 말하면 소야마(蘇夜摩)이다. ‘소’는 중국말로는 좋다[善]는 뜻이며, ‘야마’는 중국말로는 시간[時]이라는 뜻이니, 이 하늘에서는 시절을 알 수 있는 해와 달이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대집경(大集經)』에서는 “붉은 연꽃이 필 때는 낮이고, 푸른 연꽃이 필 때는 밤으로 관찰한다”고 하였다. 『구사론(俱舍論)』 에서는 ‘창락천(唱樂天)’이라 해석해 부르며, 또한 ‘다희락천(多戲樂天)’이라고도 한다. 천이라는 것은 청정하다는 뜻이고, 광명이라는 뜻이다. 이 하늘에서는 즐거움에 집착하여 전혀 선(善)을 생각하지 못한다. 공작왕(孔雀王)보살과 그 천주(天主)인 모수루타천왕(牟修樓陀天王)이 있어서 늘 중생을 제도하도록 하였으며, 혹은 실천(實天)이 반려를 잃고 슬피 울면서 야마천왕에게 고하기도 하였으며, 혹은 화천(化天)이 물에 떨어져서 두려워 실천으로 하여금 싫어하게 하기도 하였다.
[문] 앞뒤의 회2)에서 모두 ‘떠나지 않고 오른다’고 하였으므로 마땅히 똑같이 ‘자재’라고 이름해야 하는데, 무슨 까닭으로 유독 이 회(會)에서만 자재라고 표방하는가?
[답] 움직이지 않고 올라가서 노닐기 때문이다. 이 공거천(空居天)은 이전 지위[地居]보다 뛰어난 것이므로 ‘자재’라고 부르며, 지위를 새로 만들어 내서 뛰어넘어 도솔천과 같지 않으므로 유독 그렇게 표방하여 이름한 것이다. 또 행(行)에 의해서 현묘함[玄]에 들어가는 것이 앞의 해(解)보다 뛰어나므로 자재로써 나타낸 것이다. 또 해와 행이 서로 접해 있기 때문이다. 도리천(忉利天) 다음으로 해서 야마천에 이르기까지 모두 내범(內凡)이니, 앞의 신(信)과는 같지 않다. 과(果)에 감응하여 여기에 있어도 행이 상(相)을 떠남을 나타내는 것이니, 그러므로 이 공거천에 머무는 것이다.
둘째, 온 뜻[來意]3)이니 또한 두 가지 뜻이 있다. 처음은 회(會)의 옴[會來]이니 해에 의지하여 행을 일으키기 때문이며, 앞의 10행의 물음에 답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온 것이다. 두 번째 품이 옴[品來]이라는 것은, 「명법품(明法品)」4)은 앞의 도리천회의 10주가 지극했던 것이고, 「승천품」은 이 회에서 말미암는 것을 인접하는 차례이다. 그러므로 반드시 여기에 온 것이다. 또 「명법품」의 해(解)가 깊어서 작용을 일으켜 행(行)에 들어간다. 그러므로 「승천품」이 반드시 여기에 와야 하는 것이다. 이는 법을 기준으로 해서 분별한 것이다.
셋째, 종취(宗趣)에도 두 가지가 있다. 첫째로 회의 종취[會宗]는 사람을 기준으로 하면 교화하는 주체[化主]와 도와주는 이[助化]이며, 법을 기준으로 하면 가르침의 일[敎事]과 뜻의 이치[義理]가 모두 각각 체(體)․상(相)․용(用)이 서로 원융하여 걸림이 없다. 앞5)에 준하여 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니, 다만 행(行)의 측면에서 달라지는 것이다. 둘째로 품의 종[品宗]은 장소를 장엄하고 부처님을 청하면 여래께서 감응해 주실 것이니, 이곳에서 밝히는 바이다.
넷째, 본문을 해석함이니, 이 회에 4품(品)6)의 경이 있다. 처음 둘은 서(序)이고, 뒤의 둘은 정설(正說:正宗分)이다. 앞의 것 중에 둘이 있으니, 처음은 부처님을 청하는 서[請佛序]이고, 나중은 부처님을 찬탄하는 서[讚佛序]이다. 또 처음은 부처님께서 하늘로 오르시는 것[昇天]이고, 나중은 보살이 운집하는 것이다. 부처님은 교화의 주체이므로 앞에 거(居)하시고, 보살은 반려이므로 그 다음에 거한다. 또 처음은 과(果)이고 나중은 인(因)이며, 처음은 교화의 주체[能化]이고 나중은 교화의 대상[所化]인 까닭이다.
처음 가운데서 문단을 나눈다[科文]. 한 가지 해석은 앞 회의 초설(初說)7)과 같다. 또 다른 해석으로 일곱이 있다. 첫째 시방의 각수(覺樹:보리수)에 법왕(法王:부처님)이 함께 나타나는 것이고, 둘째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각기 야마천에 오르시는 것이다. 셋째 시방의 천왕이 각기 자리를 장엄하고 부처님을 청하는 것이고, 넷째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청을 받아들여 궁전에 오르시는 것이다. 다섯째 시방의 천왕이 이익을 얻고 부처님을 찬탄한 것이고, 여섯째 시방의 모든 부처님이 함께 연화좌에 오르신 것이며, 일곱째 시방의 보배 궁전이 각기 모두 넓다는 것이다.
무엇 때문에 모두 시방에서 함께 밝힌 것인가. 원교(圓敎)의 법문은 법계에 두루하여, 무릇 한 법이 일어나면 반드시 일체가 다 함께 나타난다. 이러한 까닭에 장차 이 법을 설하고자 하는 데는 이치가 치우쳐서는 안 되기 때문에 시방에 이르러 다함없이 한가지로 설한 것이니, 곧 일설(一說)이 일체설(一切說)이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3중(重)의 무애(無礙)가 있다. 첫째, 하나[一]가 곧 많음[多]이므로 한 나무 아래의 부처님은 곧 모든 나무 아래의 부처님이다. 둘째, 움직임[動]이 곧 고요함[靜]이므로 나무 아래의 부처님이 곧 하늘로 오르시는 것이다. 셋째, 동정(動靜)이 곧 일다(一多)인 까닭에 모든 처소에서 움직이지 않고 하늘로 오르신 것이다. 이것이 바로 10불(佛)이 덕을 갖추어 걸림 없이 원융한 모습이니, 다른 종파에서 분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생각하여 준거하라.
본문 가운데 앞의 두 단락은 앞 회에서 해석한 것과 같다.8)
셋째, 장엄하고 부처님을 청한 일에 세 가지가 있다. 첫째 멀리서 뛰어난 인연을 보는 것이고, 둘째 자리를 장엄하고 근기를 드러내는 것이며, 셋째 부처님께서 나타나시도록 청한 것이다.
자리를 장엄하는 것 가운데서도 처음은 총체적인 것[總]이고, 나중은 개별적인 것[別]이다. 앞 회에서는 1만이었는데 여기서는 10만이 된 것은 계위[位]가 점차 늘어나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또 앞에서는 궁전이 보배로 이루어지지 않았는데, 여기서는 보배로 장엄된 것은 행(行)이 고귀하며 덕을 갖추고 있는 모습을 나타낸 것이다.
둘째, 개별적인 것 가운데 23구가 있다. 처음 일곱 구는 기세간의 장엄을 분별한 것이고, 다음 ‘10만 천자’ 이하의 일곱 구는 중생세간의 장엄을 나타낸 것이며, 나중의 ‘시방 여래’ 이하 아홉 구는 지정각세간의 장엄이다. 또 해석한다. 처음 일곱 구는 밖의 일[外事]을 장엄한 것이고, 다음 여섯 구는 안의 보[內報]를 장엄한 것이며, 나중의 열 구는 법문을 장엄한 것이다. 법문의 장엄 중에 첫째 구는 인상(因相)이고, 둘째 구는 과상(果相)이며, 셋째 구는 덕상(德相)이고, 넷째 구는 정상(定相)이며, 다섯째 구는 원상(願相)이고, 여섯째 구는 승상(勝相)이며, 일곱째 구는 법상(法相)이고, 여덟째 구는 용상(用相)이며, 아홉째 구는 묘상(妙相)이고, 열째 구는 교상(敎相)이다.
셋째, 부처님을 청한 것 중에서 처음은 앞을 매듭 지음이고, 나중은 올바로 청함이다.
넷째, 청을 받고 궁전에 오르는 것은 기연(機緣)이 서로 계합함을 나타낸 것이다. 먼저는 이 국토를 밝히고, 나중은 다른 곳을 유비하였다[類].
다섯째, 천왕이 이익을 얻는 중에도 역시 먼저 이 세계를 밝히고, 뒤에는 나머지 다른 곳을 견주었다. 앞의 것 중에서 먼저는 선정의 이익을 얻고, 뒤에는 지혜의 이익을 내었다. 지혜 중에서는 먼저 스스로의 선근을 억념하고, 뒤에는 옛날의 10불(佛)을 찬탄하여 지금 이곳이 뛰어남을 나타내었다. 이치로 보면 실제로 과거의 모든 부처님께서 모두 함께 이곳에서 10행의 법을 설하셨다. 그러나 이제 계위가 점점 늘어나는 것을 표시하는 까닭에 앞 회의 10불은 향전(向前)의 차례로 들었으나, 여기의 ‘명칭불(名稱佛)’ 등 10불은 이를 찬탄하는 것인데, 향후(向後)이다. 가섭불 등 향전의 나머지 다른 부처님들도 모두 일찍이 이곳에서 10행의 법을 설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여섯째, 자리에 오름과 일곱째 보배 궁전이 넓어지는 것은 모두 앞에 준해서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다.
주) ---------------------------------------------------------------
1) 「십행품」을 가리킨다.
2) 앞의 제3 도리천회와 뒤의 제5 도솔천회를 가리킨다.
3) 『화엄경』 전체의 구성에 있어서 이 회(會)와 품(品)이 여기에 있어야 할 까닭을 밝히는 것을 내의라고 하였다.
4) 「불승야마천궁품」 바로 앞의 품이다.
5) 제2 보광법당회의 종취를 밝힌 곳을 말한다.
6) 4품이란 「불승야마천궁품」․「야마천궁보살설게품」․「공덕화취보살십행품」․「보살십무진장품」 등이다.
7) 앞의 도리천회 중 「불승수미정품」을 해석함에 있어서 “앞의 것 가운데 셋이 있으니, 첫째는 교화의 연(緣)을 설명하고, 둘째는 근기와 욕망을 장엄하고, 셋째는 근(根)과 연(緣)이 계합함을 밝힌다”고 한 것을 가리킨다.
8) 첫째 시방의 보리수에 부처님이 함께 나타나신 것과, 둘째 시방의 모든 부처님께서 야마천에 함께 오르신 것에 대한 의미는 도리천회의 「불승수미정품」에서 해석한 것과 같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셋째부터 해석한다. ...
첨부 파일에 계속 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