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법화경(正法華經) 10권 중 제 6권
정법화경 제6권
서진 월지국 축법호 한역
오진탁 번역
10. 약왕여래품(藥王如來品)
부처님께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도법(道法)은 하나로서 평등할 뿐 2승은 있을 수 없다. 예컨대 무상정진도는 과거․현재․미래에 두 가지가 있을 수 없으니, 비유컨대 온갖 흐름의 네 도랑물이 바다로 흘러 들어가 한 맛이 되는 것과 같으며, 해가 비추되 두루 밝히지 않는 곳이 없는데도 조금도 증감되지 않는 것과 같으니라. 만일 족성자가 정각에 이르러서 3도(途)의 과거․미래․현재가 없음을 이해하고자 한다면 마땅히 『정법화경』을 배우고 받아들이고 지녀야 하며, 공(空)의 지혜를 분별하여 6도(度)에 대한 상념이 없어야 하느니라. 꽃․향․음악을 올리는 것을 공양이라 여기지 말고, 마땅히 세 가지 해탈을 요달하고 세 가지 통달한 지(智)와 무극(無極)의 슬기에 이르러야 비로소 공양이라 일컬을 수 있느니라.
왜 그러한가? 아득한 구원(久遠)의 옛날, 겁을 칭하기도 어려운 그 당시에 부처님께서 계셨으니, 그 명호는 약왕 여래․지진․등정각․명행성․선서․세간해․무상사․도법어․천인사․불중우였고, 세계의 명칭은 대정(大淨)이었고, 겁의 명칭은 정제(淨除)였으며, 약왕 여래의 수명은 20중겁(中劫)이었고, 성문 대중은 36억이었고, 보살대사는 12억이었느니라. 당시에 보개(寶蓋)라 불리는 전륜왕이 있었으니, 네 가지 지역을 집전해서 주관하였느니라. 왕에게는 왕자가 천 명 있었는데 단정하고 용맹스러웠으며 7보의 성신(聖臣)이 있어서 원수나 적을 항복 받았느니라. 이 왕은 약왕여래께 구족히 5중겁에 걸쳐 공양을 올렸으며, 그 권속과 함께 일체를 베풀면서 약왕여래를 받들고 공양했느니라. 5겁이 지난 뒤에 왕은 천 명의 왕자에게 말하였느니라.
‘나는 이미 여래를 공양하고 모셨으니 그대들 또한 부왕의 단서(端緖)를 따르면서 준수해야 하느니라.’
이에 왕자 천 명은 왕의 말씀을 받들어서 다시 5겁에 걸쳐 약왕여래께 공양을 올렸으니, 최상의 묘함으로써 진상하여 그 편안함에 조금도 어김이 없게 하였느니라. 그 중에서 한 태자가 있었으니 그 이름은 선개(善蓋)였느니라. 선개 태자는 홀로 한가롭게 거처하면서 조용히 생각하였느니라.
‘우리들은 지금 여래께 공양을 올렸는데, 어떤 특수한 공양이 이를 초월하겠는가?’
부처님의 위신력을 계승한 허공유천(虛空有天)이 말했느니라.
‘지금 족성자가 어찌 알 수 있으리오. 법 공양이야말로 가장 존귀해서 지극한 것이니라.’
또 물었다.
‘법 공양이란 무엇을 뜻합니까?’
허공유천이 답했다.
‘그대는 약왕여래께 찾아가서 물어라. 마땅히 그대를 위해서 분별하여 자세히 설하시리라.’
그러자 선개는 즉시 일어나 약왕여래의 처소를 찾아가서 땅에다 머리 숙여 예를 표한 뒤 약왕여래께 아뢰었느니라.
‘법 공양은 경전을 받들어 따르는 것이라 하는데 무엇을 뜻합니까?’
세존께서 그에게 고하셨느니라.
‘법 공양이란 예컨대 여래께서 설파하신 경전의 심오한 뜻에 수순해서 모든 세간의 대중을 개화시킴이니, 받아들이기도 어렵고 보기도 어려워서 출가하여 이익을 버리고, 뜻으로는 보살의 협장(篋藏)을 구하여 광막한 처소 안에서 총지(總持)의 인(印)으로 인가하고, 정진과 역행(力行)으로 불퇴전의 법륜을 굴려서 6바라밀의 지혜를 나타내고, 은근히 여래의 도품(道品)을 열람해 섭수하고, 불기법인(不起法忍)으로 정전(正典)을 열어 들어가고, 많은 중생들에게 대자비를 베풀고, 마군들을 항복시켜서 온갖 법견(法見)을 여의고, 12인연법(因緣法)․무아(無我)․무인(無人)․비수(非壽)․비명(非命)을 깨달아 마쳐서 펼쳐 보이고, 공(空)․무원(無願)․무상(無想)의 법에 뜻을 두고서 온갖 행을 말미암지 않고, 도량에 처해서 법륜을 굴리는 것이니라.
또 온갖 하늘․용왕․건답화 등에게 권해서 즐겁게 우러르지 않음이 없고, 법장(法藏)을 천명해서 모든 성현을 수호하고, 온갖 보살행을 선양해서 드러내 선포하고, 궁극적으로 온갖 고통이 무아(無我)이고 비신(非身)이며, 중생들이 금기를 어기면 곧 방편으로써 세우고, 온갖 마군과 이도(異道)가 전도된 소견에 떨어져서 유위에 탐착하고 항상 두려움을 품으면서 탄식할 때에 모든 부처님의 덕으로 생사를 멸진하여 근심 걱정을 제거함으로써 안온한 무위의 일을 보는 것이며, 과거․미래․현재의 부처님을 찬탄함이 이와 같아서 미묘한 색상을 판단하여 요달하고, 온갖 법의 법인(法忍)을 근저까지 총지함으로써 도를 열어 선포하여 갖가지 법기(法器)를 천발(闡發)하나니, 이처럼 권도(權道)와 방편의 뜻[義]으로 정법을 기르려 하는 것을 법 공양이라 일컫느니라.
또 온갖 경전을 마련해서 뜻을 법인(法忍)에 두고, 전적(典籍)을 펼쳐서 수순하며 반복하고, 그 요체를 훈육하고 펼쳐서 온갖 삿된 소견이 없게 하고, 낳는 바가 없어서 법인을 일으키지도 않고, 무아(無我)․무인(無人)으로 온갖 인연에 들어가고, 성냄도 없고 다툼도 없고 소송함도 없으며, 무아(無我)․무수(無壽)하여 구절의 뜻을 잡고 있고, 식(識)의 집착이 없어서 지혜에 방일함이 없고, 장차 심식(心識)을 제어해서 머무를 바 없는 데 머무르며, 이(理)의 지취(旨趣)를 알아차려서 비의(非義)를 인도하고, 통상적인 흐름인 온갖 의지하는 법을 도태시키고, 사람 보는 것을 짓지 않고 진제(眞諦)만을 믿으며, 법의 귀의처처럼 집착할 것도 없고 들어갈[入] 것도 없으며, 온갖 집착을 끊어 버리고 갖가지 교활함을 멸진하며, 생로병사를 모두 제거하고, 12인연을 관찰해도 다하지 않고, 온갖 머무는 소견[住見]을 살펴보아서 전도에 떨어지지 않나니, 이를 족성자의 법 공양이라 일컫느니라.’
왕자 선개는 약왕여래로부터 이와 같이 법 공양에 대한 말씀을 듣고서 때에 응하여 유순하게 법인을 얻게 되자, 곧 옷을 벗어서 부처님 위를 덮으면서 세존께 아뢰었다.
‘성스러운 은혜의 가피력으로 저의 뜻을 세우게 되었으니, 여래께서 입멸하신 이후에는 정법을 보호하고 법 공양을 일으켜서 마군과 원수를 항복 받아 후세의 법을 맞이하길 바랍니다.’”
그 때 부처님께서는 그 마음을 알고서 말세에 법성(法城)을 수호해야 한다면서 비구들에게 말씀하셨다.
“왕자 선개는 부처님의 나타나심으로 인하여 집을 나와 출가의 도를 닦고 항상 정진을 해서 덕의 근본을 일으키나니 머지않아 5신통과 총지와 변재(辯才)를 성취해서 단절됨이 없을 것이며,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이후에는 신통과 총지와 힘[力]과 무소외(無所畏)를 모두 구족하게 갖추어서 10중겁(十中劫)에 걸쳐 약왕여래께서 설하신 경전의 법으로 법륜을 굴리리라.
선개 비구는 정법을 보호하는 까닭에 1세(世) 중에 천억 명을 교화해서 무상정진도의 뜻을 발하게 하여 물러나지 않게 하리라. 천 명의 사람이 성문과 연각의 지위에 오르고 천상에 태어난 인물은 헤아리기 어려울 것이니라.
비구들이여, 당시의 왕 보개(寶蓋)가 누구인지 알고자 하는가? 어찌 다른 사람이겠는가. 지금 현재의 불보염(佛寶焰) 여래․지진․등정각이 바로 그이니라. 그 왕의 아들 천 명은 이 현겁 가운데 출현하는 천 분의 부처님이 바로 그들이니, 구루진(拘樓秦)여래가 첫째이고, 마지막에 성불한 왕자는 흔락(欣樂)이니라. 또 태자 선개는 지금의 내가 바로 그이니라.
그러므로 마땅히 알라. 일체 공양 중에서 법 공양을 능가하는 것은 없나니, 과거․미래․현재 부처님이 모두 이로부터 나오셨느니라. 족성자와 족성녀들아,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님을 공양하고자 한다면 즉시 『정법화경』을 받아 지니면서 모든 중생에게 외우고 독송하고 선포해 보여 주어야 하나니, 1승만 분별해야지 2승의 도는 없느니라.”
그리고 부처님께서는 게송을 읊으셨다.
가령 어느 누가
대법(大法)을 이해해서
모든 중생을 개화시켜
정각에 이르게 하고 싶다면
반드시 이 『법화경』을
믿고 받아들이고 지녀서
아직 듣지 못한 자들에게
멀든 가깝든 선포해야 하나니
비유컨대 시냇물이
모두 바다로 들어가
한 맛으로 합쳐지면서
남김이 없는 것과 같네.
성문이나 연각
그리고 보살도 역시
일체 모두가 무상정진도에
귀의해 돌아가리니
비유컨대 해와 달이
천하를 널리 비추되
100가지 곡식과 약목(藥木)
온갖 가시나무를 비추는 것처럼
이 경전도 이와 같이
무극의 지혜로써
삼계를 밝게 비추어
모두 한 뜻[一義]에 들어가리라.
지난날의 여래는
그 명호가 약왕이고
그 때에 성왕(聖王)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보개(寶蓋)였네.
왕은 5겁 동안에 걸쳐서
약왕불께 공양을 올리고
일체에게 베풀고 편안케 해서
아무런 부족함이 없었노라.
그리고 천 명의 왕자에게 고해서
부처님께 공양을 올리게 하니
천 명의 왕자는 가르침을 받고서
뛸 듯이 기뻐하면서 마음이 평등해지니
역시 다 함께 5겁에 걸쳐서
음식이나 침구
번개(幡蓋)나 풍악 등으로
여래에게 공양을 했네.
그 때 선개(善蓋) 태자가
한가롭게 머물면서 생각하기를
‘어떤 공양이 이보다
나은 공양인가?’하니
공중천(空中天)이 말하기를
‘법 공양이 뛰어나다’고 하자
즉시 스스로 묻기를
‘무엇이 법 공양인가?’ 했네.
그러자 공중천이 답하기를
여래께 여쭈어야 한다고 하자
이에 태자가 여쭈었더니
부처님께서 구족하게 해설하였네.
난해한 구절의 뜻과
깊고 미묘한 법장(法藏)
공(空)․무상(無想)․무원(無願)으로
비로소 올바른 지혜에 들어가고
대자대비(大慈大悲)로써
온갖 마군들 항복 받으니
예순두 가지 소견도
자연히 제거되고
무상(無常)․고(苦)․공(空)
몸의 일이 아니고
무아(無我)․무인(無人)
무수(無壽)․무명(無命)으로
순조롭게 도달해서
불기법인(不起法忍)을 지니고
불퇴전의 법륜을 굴려서
법과 법이 서로 비추네.
열두 가지 인연법이
전전(展轉)하여 상생하지만
본래 없다는 걸 이해하니
시작도 없고 끝도 없노라.
이에 선개 태자도
유순(柔順)의 법인을 얻어서
부처님께서 멸도하신 이후에도
법성(法城)을 굳게 지키고
게으르지 않고 정진해서
5신통과 총지(摠持)와
변재(辯才)를 얻어서
모든 중생을 개화하리라.
그 때 천억 명의 사람이
모두 대도를 세웠고
천 명의 인물이
성문과 연각에 올랐고
무앙수의 사람들이
천상에 태어나게 되었으니
이런 까닭에 법 공양이
최상의 공양이라고 찬탄하노라.
가령 어느 누가
공양을 하고 싶다면
반드시 이 『정법화경』을
받아들여서 지니고
여래의 뛰어난
권도와 방편을 분별하니
2승은 있지 않고
하나의 도에 귀일하리라.
그 때 세존께서 8만 보살에게 말씀하셨다.
“약왕 개사(開士)가 온갖 보살 등을 인연으로 여기 있는 4부 대중을 살피니, 무앙수억 천(天)․용․귀신․아수륜․가류라․건타라․건답화․마휴륵 등 사람인 듯하면서 사람이 아닌 것들과 비구․비구니․청신사․청신녀․성문․연각․보살들이 현재 목도하여 여래께서 이 경전을 설하시는 말씀을 듣고자 했느니라. 그리하여 모든 대중이 게송 하나하나에 귀 기울여 듣고는 한결같이 뜻을 발해서 환희심으로 돕고 권유하니, 부처님께서는 이 4부 대중에게 수기를 내려서 마땅히 무상정진도의 뜻을 얻게 하셨느니라.”....
첨부 파일에 계속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