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대집지장십륜경(大乘大集地藏十輪經)제 1~10권
대승대집지장십륜경 제1권
삼장법사(三藏法師) 현장(玄奘) 한역
이진영 번역
1. 서품(序品)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
어느 때, 박가범(薄伽梵)께서는 거라제야산(佉羅帝耶山)의 여러 선인(仙人)1)들이 사는 곳에서 수많은 위대한 필추(苾蒭:비구)들과 함께 계셨다. 그 위대한 필추들이란, 바로 성문승(聲聞僧)2)들과 수많은 보살마하살(菩薩摩詞薩)의 무리와 보살승(菩薩僧)들이었다.
때 마침 세존께서는 월장경(月臧經)3)을 설하여 마치셨다.
그 때 남쪽으로부터 큰 향운(香雲)이 와서 큰 향비[香雨]를 내리고, 큰 꽃구름[花雲]이 와서 큰 꽃비[花雨]를 내리고, 오묘하고 아름다운 보배로 장식된 구름[寶飾雲]이 와서 오묘하고 아름다운 보배로 장식된 큰비를 내리고, 오묘하고 순결한 의복(衣服)의 큰 구름이 와서 오묘하고 순결한 의복의 큰비를 내렸다. 그 구름과 비는 여러 선인들이 사는 그 산을 가득 채웠다.
그 향과 꽃과 보배의 장식과 의복으로부터 백 가지, 천 가지의 미묘한 온갖 큰 법(法)의 소리가 들렸다. 그것은 3보(寶)에 귀의하여 경배(敬拜)하는 소리이며, 계율(戒律)을 받아 지니는 소리이며, 인욕하는 부드러운 소리이며, 정진(精進)하는 용맹한 소리이며, 4마(魔)4) 를 항복시키는 소리이며, 지혜로워지는 소리이며, 위대한 부처님의 명호를 칭송하는 소리가 3계(界)에 가득한 소리이며, 뛰어난 염(念)과 정(定)과 총지(總持)를 닦으라고 권하는 소리5)이며, 모든 것은 공(空)이며 무상(無相)이며 무원(無願)이란 소리이며, 탐욕을 싫어하여 탐욕을 떠나는 소리이며, 색(色)은 물거품의 모임과 같다는 소리이며, 수(受)는 물거품을 품에 안은 것과 같다는 소리이며, 상(想)은 아지랑이와 같다는 소리이며, 행(行)은 파초(芭蕉)와 같다는 소리이며, 식(識)은 환상(幻想) 속의 일과 같다는 소리이며, 모든 것은 무상(無常)6)이며 고(苦)이며 무아(無我)이며 공(空)이라는 소리이며, 죄를 참괴(慙愧)하는 소리이며, 그리하여 죄를 멀리 떠나는 소리이며, 불법(佛法)을 늘 마음속에서 간직하여 지키는 소리이며, 자(慈)․비(悲)․희(喜)․사(捨)7)의 소리이며, 모든 법을 깨달아 아는 소리이며, 하늘[天]에 나서 열반(涅槃)을 증득하는 소리이며, 3승(乘)8)을 향하여 나아가는 소리이며, 큰 진리[法]의 수레바퀴를 굴리는 소리이며, 큰 진리의 비를 내리는 소리이며, 유정(有情)의 해탈(解脫)이 성숙(成熟)하는 소리이며, 3악취(惡趣)9)를 제도하는 소리이며, 6도(度)10)를 원만히 닦아 피안(彼岸)에 이르는 소리이며, 훌륭한 방편의 소리이며, 10지(地)11)에 드는 소리이며, 신통(神通)을 자유자재로 부리는 소리이며, 청정하고 위없는 대승(大乘)의 세계에 유희하는 소리이며, 결코 물러나지 않는 지위의 소리이며, 생멸(生滅)이 없는 법인(法忍:진실한 깨달음을 얻은 평안함)의 소리이며, 관정(灌頂)12)의 의식을 마친 소리이며, 그리하여 모든 부처님께서 가르치신 진리의 큰 바다로 들어가는 소리이다.
그 때, 그곳에 온 모든 대중은 그와 같은 여러 가지 구름과 비를 보았으며, 그와 같은 온갖 진리[法]의 소리를 들었다. 그들은 제각기 자기가 바라는 대로 자기의 몸이 여러 가지 향과 꽃과 보배의 장식과 옷으로 장엄된 것을 보았으며, 각자의 두 손에 여의주(如意珠)가 들려 있는 것을 보았다. 그 하나 하나의 여의주로부터 온갖 보배가 비 오듯하고, 하나 하나의 여의주로부터 온갖 광명이 비추는데, 그 광명으로 인하여 하나 하나의 유정들은 모두가 시방(十方)의 긍가(殑伽:갠지스)강의 모래알만큼 많은 부처님세계를 보았고, 또 그 광명으로 인하여 모든 부처님세계의 한 분의 세존(世尊)께서 무량한 대중의 공경을 받으면서 그들에게 둘러싸여 계시는 것을 보았다.
또 그 광명으로 인하여 모든 부처님세계의 모든 유정을 보았다. 병든 이는 그 광명이 비추므로 해서 여러 병이 나아 없어지며, 사형수와 감옥에 갇힌 이는 그 광명이 비추므로 해서 모두 풀려나고, 몸과 말과 뜻이 지은 죄가 크고 무겁고 더럽고 흐린 이는 이 광명으로 인하여 죄가 가벼워지고 죄의 과보가 부드러워지고 청정해지며, 주리고 목마른 이도 또한 모두가 배부르게 되며, 여러 가지 형벌로 핍박을 받는 이는 그 광명이 비추므로 해서 근심과 괴로움을 여의며, 의복과 보배의 장식과 재물이 적은 이는 그 광명이 비추므로 해서 모두가 뜻과 같이 풍족하게 되었다.
만약 여러 유정 가운데 살생하기를 좋아하거나, 나아가 사된 소견을 좋아하는 유정이 있으면, 그 광명이 비추므로 해서 모두가 남김없이 살생하고자 하는 생각과 행위를 멀리 떠나며, 나아가 사된 소견을 멀리 떠나고자 원하였다. 만약 여러 유정 가운데 갖가지 욕구가 있으나 이루지 못하여 괴로워하면 그 광명이 비추므로 해서 원하는 것을 다 이루었다. 또 그 광명으로 인하여 모든 부처님세계의 모든 유정들이 온갖 괴로움에 시달리면서 편히 쉬지 못하는 일이 없음을 보았고, 모두가 남김없이 기뻐하면서 오묘한 즐거움을 받는 것을 보았다.
또 이와 같은 부처님세계는 그 광명이 비추므로 해서 일체의 어두운 구름과 티끌과 안개와 매서운 바람과 사나운 비와 좋지 못한 소리와 더러운 냄새와 쓰고 매운 나쁜 맛과 나쁜 촉감과 두려움 등을 멀리 여의었고, 일체의 사된 업(業)․사된 말․사된 뜻․사된 귀의(歸依)를 아주 떠났으며, 덥지도 않고 춥지도 않으며, 편안하고 고요하며 평온하고, 손바닥처럼 평평한 땅에는 온갖 오묘한 즐거움이 갖추어져 충만하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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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원문은 모니선(牟尼仙)이다. 모니(1muni)는 인도에서 일반적으로 현자(賢者)․성자(聖者)를 가리키며, 묵언(黙言)을 지키는 수행자라고도 한다. 또한 『현의(玄義)』와 『팔종강요(八宗綱要)』에 의하면 석존(釋尊)․부처님을 뜻한다고 한다. 그러나 여기서는 그러한 뜻은 배제되고 있다. 선(仙)은 선인(仙人)을 뜻하고, 여기서 ‘모니선’이라는 복합어(複合語)를 만든 것은 세속(世俗)을 떠나 산에 살면서 신통(神通)을 부리는 중국의 신선(神仙)의 관념을 경전에 도입하기 위해서이다.
2) 흔희 소승(小乘)을 수행하는 사람으로 일컫지만, 여기서는 단순히 부처님의 가르침을 듣고 그를 따라 수행하는 스님 곧, 부처님의 제자를 가리킨다.
3) 『대방등대집경(大方等大集經)』의 월장분(月藏分)이다.
4) 인간을 괴롭히는 네 가지 것이다. ①번뇌마(煩惱魔):인간의 몸과 마음을 괴롭히는 탐욕(貪欲) 등의 번뇌. ②음마(陰魔):여러 가지 괴로움을 낳는 5음(陰:蘊). 인간은 누구나 색(色)․수(受)․상(想)․행(行)․식(識)의 5온(蘊)으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로부터 온갖 장애를 받는다. ③사마(死魔):죽음. ④타화자재천마(他化自在天魔:자재천마):인간의 선행(善行)을 방해하는 욕계(欲界)의 제6천(天).
5) 원문은 ‘동수수승념정총지성(動修殊勝念定總持聲)’인데 여기서 ‘염정총지(念定總持)’는 ‘염정지(念定持:바르게 진실을 파악하여 기억하는 것. 또는 그 능력)’와 같다. 그러나 여기서 각각 떼어서 염․정․총지로 번역한 것은 그러한 뜻을 보다 강조하기 위해서이다. ①염(念):분명히 기억하여 잊지 않음. 또는 그 작용(作用). ②정(定):마음의 안정을 얻어 동요하지 않는 것. ③총지(總持):선(善)을 지녀 잊지 않고 악(惡)을 일어나지 않게 한다는 뜻이다.
6) 앞에서 색․수․상의 3온을 이야기하면서 물거품과 같다는 비유를 들고 있다. 이 비유는 3온이 인간의 외관상의 형태[色]와 구체적인 인간의 기능이 외부로부터 받는 작용에 대한 감수(感受:수[受])와 그로 인하여 내부에서 일어나는 표상(表象:상[想])이므로 인간의 신체는 물거품 같고, 그것이 받는 느낌 또한 물거품 같고, 따라서 거기에서 얻어진 표상 또한 물거품 같아 공(空)하다는 비유이다.
7) 모든 중생에게 무량한 혜택을 주어 제도하고자 하는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四無量心]이다. ①자(慈): 중생에게 즐거움을 베푸는 것. ②비(悲): 중생의 괴로움을 덜어 주는 것. ③희(喜): 중생의 즐거움을 기뻐하는 것. ④사(捨): 원한과 친근으로 차별하는 생각을 버리고 평등하게 중생에게 이익을 주는 것. 이 네 가지 한량없는 마음은 선정(禪定)에 의하여 닦아야 할 남을 이롭게 하는 마음[利他心]이며, 그것에 의하여 중생에게 무량한 복을 주며, 자기 스스로도 범천(梵天)의 세계에 나게 된다고 한다.
8) 깨달음에 이르는 세 가지 실천 방법을 말한다. 승(乘)은 사람을 태워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탈 것을 뜻하며, 가르침을 비유한 말이다. 즉 저마다의 능력과 소질에 따라 깨달음에로 이끄는 가르침을 탈 것에 비유한 말로 성문승(聲聞乘)․연각승(緣覺乘)․보살승(菩薩乘)의 세 가지이다. 특히 보살승의 특징은 모든 중생을 제도하고자 하는 이타행(利他行)이며, 모든 중생을 제도하여 부처가 되게 하는 가르침이라는 뜻에서 불승(佛乘)이라고도 한다.
9) 3악도(惡道)라고도 한다.태어난 자가 행한 악행(惡行)의 결과로 죽은 뒤에 나는 세계에 지옥(地獄)․아귀(餓鬼)․축생(畜生)의 셋이 있다. 여기에 아수라(阿修羅)․인간․하늘[天]을 합하여 6도(道)라고도 한다. 이것은 윤회의 세계에 사는 생존의 형태이다.
10) 6바라밀(波羅蜜)이라고도 하는데, 보시(布施)․지계(持戒)․인욕(忍辱)․정진(精進)․선정(禪定)․지혜(智慧)를 말한다. 이는 보살 수행의 여섯 가지 덕목으로 깨달음의 세계인 피안(彼岸)에 이르는 여섯 가지 뛰어난 수행이다.
11) 보살의 수행에는 52의 단계가 있다. 이 52의 단계 중 41로부터 50까지의 단계를 10지라고 한다. 이 단계는 부처의 경지 다음의 경지이다.
12) 관정의식은 본래 국왕이 즉위하거나 태자를 책봉할 때 이마에 물을 붓던 의식이었다. 그러나 뒤에 대승불교에서는 보살이 최종의 지위인 10지에 들 때, 여러 부처님이 지혜의 물을 보살의 이마에 부어 법왕(法王)이 된 것을 증명하는 의식으로 행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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