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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신문/윤영해의 경전다시읽기
글쓴이 : 백련사 날짜 : 2009-01-13 (화) 09:21 조회 : 2331
이 름 :
윤영해 [등록일 : 2003-07-14 오전 9:53:00]
제 목 :
불교신문/윤영해의 경전다시읽기

〈이티붓타카, Itivuttaka〉 - 성립과 구성

모든 경전들이 여시아문(如是我聞, 이처럼 내가 들었다)으로 시작해서 신수봉행(信受奉行, 믿어 지니고 받들어 실천했다)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훗날에는 이 것이 경전 서술 양식의 전형이 되었지만 처음에는 다양한 양식들 중의 하나였을 뿐이다. 초기 경전으로서 그 유명한 〈담마파다, 법구경〉도 〈숫타니파타, 경집〉도 이런 양식을 취하지 않고 있다. 경전으로서 이러한 양식을 취한 최초의 것이 〈이티붓타카, 여시어경(如是語經)〉이다. 따라서 이 경은 여시아문으로 시작해서 신수봉행으로 끝나는 모든 경전들의 양식상의 모태라고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티붓타카〉는 수〈숫타니파타〉와 함께 불교 경전들 중에서 성립 연대가 가장 빠른 경전, 즉 최고(最古)의 경전으로 간주된다. 가장 오래된 경전일수록 석가모니 부처님의 직접 설법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바로 이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이 경을 읽지 않으면 안 될 충분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나는 내용상으로 〈법구경〉이나 〈숫타니파타〉보다도 훨씬 더 풍요로운 〈이티붓타카〉가 이 두 경전들보다 덜 알려진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 짐작되는 이유는 전자의 두 경전이 후자보다 분량이 적고 읽기 쉬운 게송 위주로 구성되었다는 사실뿐이다.

빨리어 〈이티붓타카, Itivuttaka〉는 '이처럼 말해졌음' 혹은 '이렇게 말해진 것'이라는 뜻이다. 이 〈이티붓타카〉를 일본 학자들이 〈여시어경〉으로 번역한 것이다. 〈이티붓타카〉를 이해하기 위해서 참고하지 않으면 안 될 한역(漢譯) 경전으로서 〈본사경, 本事經〉이 있다. 〈본사경〉은 〈이티붓타카〉를 고스란히 그대로 한역한 것은 아니지만 대부분 동일한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우리 불자들은〈이티붓타카〉를 반드시 읽어야 하지만, 빨리어나 한문 혹은 영어나 일본어를 읽을 수 없는 사람들은 한글대장경 제 165권에 실려 있는 〈본사경〉을 읽으면 된다.

〈본사경〉의 첫머리는 '나(Ananda)는 세존으로부터 이러한 말씀을 들었다[吾從世尊聞如是語]'로 시작한다. 우리는 이로부터 대부분 경전들의 첫머리 말씀인 여시아문의 최초 원형을 볼 수 있다. 경전을 처음으로 여는 말을 여시아문으로 시작하는 취지는 아난다(Ananda)가 석가모니 부처님으로부터 이와 조금도 다름없이 들었으므로 이곳에 실려 있는 그대로 믿어도 좋다는 것을 강조하는 데 있다.

〈본사경〉은 당나라 현장 스님의 최초 번역 경전이다. 이러한 사실로부터도 이 경전의 성립시기와 중요성을 충분히 유추할 수 있다. 본사(本事)라고 하면 부처님의 인행(因行), 즉 깨달음의 원인이 된 전생 이야기를 의미한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이 경전이 부처님의 과거세 이야기를 다룬 것이라고 해설하고 있다. 그러나 〈본사경〉은 경 이름의 의미와 달리 부처님의 전생 이야기를 다룬 것은 아니다.

〈이티붓타카〉는 단 한 권으로 구성된 경전이 아니라 총 4편 112경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역인 〈본사경〉은 3품 7권 138경으로 구성되어 있다. 경을 4편으로 나누는 기준은 해당 주제의 법수(法數)에 따른 것이다. 예컨대 제 1편에서는 무명(無明) 등 하나의 주제만을, 제 2편에서는 감각기관과 음식 등 두 가지 주제를 함께, 제 3편에서는 무명과 갈애와 업 등 세 가지 주제를 함께 해명하는 방식이다. 그리고 이런 주제들을 산문으로 해명한 다음 반드시 게송으로 거듭 간명하게 정리한다.

따라서 〈이티붓타카〉의 성립과 구성상의 특징은 첫째, 석가모니 부처님의 직설에 가장 가까운 최고(最古)의 경전, 둘째, 여시아문의 양식과 산문을 게송으로 간명하게 재차 요약하는 중송(重頌) 양식의 모태, 셋째, 초기 불교사상의 다양한 집대성으로 정리된다.

- 2547년 6월 27일 금요일 불교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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